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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of Utility : 해외 전력산업 변화와 유틸리티 대응_삼중고(trilemma)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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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세계에너지위원회(WEC, World Energy Council)는 매년 125개국을 대상으로 에너지 삼중고(energy trilemma) 지표 순위를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 삼중고 지표는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에너지 형평성(energy equity), 환경측면의 지속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 3개 부문에 대해 국가별로 실현한 정도를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까지 125개국 중 40위권 밖에 있었다. 2017년 평가 결과는 39위로 2016년 44위보다 5단계 상승했고 2014년 43위, 2015년 46위에서 점차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활발한 유럽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에너지수입 의존도가 높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에너지 분야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30위에 머물렀다.
덴마크나 스웨덴, 스위스는 세 분야에서 모두 A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에너지 안보는 C, 에너지 형평성은 A, 지속가능성은 B를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형평성만 A이고 나머지는 모두 C 등급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각 국가가 가진 자원이나 국토, 환경을 보면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가 다소 억울하다는 느낌도 든다.
각국의 에너지 산업 수준을 평가하면서 굳이 삼중고(三重苦)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 분야가 직면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좀 더 단순했지만 지금은 3개 분야별로 목표를 치우침 없이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에 안보라는 표현을 써야 할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중요하고 기본적인 조건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에너지 복지 차원에서 누구도 보편적인 에너지 기본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후세에도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하나씩도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는 3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니 자전거를 타면서 저글링(juggling) 하는 피에로가 떠오른다.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서 전력회사는 에너지 삼중고 문제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대상이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탈탄소 기조와 IT 기술 발달은 기존의 산업구조에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수요자원(demand resources),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는 이슈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에너지 분야에서 일상적인 소재가 되었다. 전기는 저장할 수 없어서 생산과 동시에 소비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어느 사이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에 소비자도 익숙해졌다. 지붕형 태양광 발전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소비자의 일상에 파고들었고 기존에 소비만 담당하던 고객은 프로슈머 (producer와 customer의 합성어, 생산과 소비에 모두 참여하는 고객)로 진화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결국은 에너지 안보, 형평성, 지속가능성 사이에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에서 파생된 것이고 이런 거대한 흐름은 더 이상 특정 기업에 국한된 미션은 아닌 것 같다. 국제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Engie, Enel 같은 전력회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 전력회사의 움직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전통적인 발전 사업이나 자원트레이딩 사업을 축소하는 반면 성장성이 높거나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네트워크, 판매 부분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다양한 지역과 사업으로 확대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재편 중이다. 과거에 익숙한 방식대로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고수한 전력회사는 어김없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태생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자원도 없고 국토도 좁아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할 땅도 다른 나라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환경은 바뀌고 있다. 기존의 기술이 발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식을 뒤엎는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붐을 일으키기도 한다. 준비하고 있어야 뛰어나갈 수 있다. 삼중고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해외전력사가 나아가는 방향을 주목하고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볼 때다.
작성 : 2018년 02월 12일(월) 15:29
게시 : 2018년 02월 13일(화) 09:43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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