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호감도 높였지만 가격 낮춘 모델3 감감무소식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 1주년이 불과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에 대해선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3월 15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스타필드 하남에 첫 매장을 열었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을 두고 수년간 소문이 무성했는데 마침내 매장이 들어선 것이다. 당시로선 전기차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테슬라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후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추가했고, 등촌동에는 서비스센터를 개소했다.

테슬라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충전기도 대폭 확충했다. 1년간 급속충전기(수퍼차저)는 25기, 완속충전기(데스티네이션차저)는 125기를 설치했다. 정부나 한전이 아닌 민간 기업이 설치한 충전기는 가장 많은 규모다.

테슬라의 진출과 함께 국내 전기차의 주행거리 경쟁도 본격화했다. 당시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는 기아차의 쏘울EV로 148km에 불과했다. 현대차도 비슷한 시기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km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했지만 판매는 6월 이후부터 이뤄졌다.

반면 테슬라 모델S의 주행거리는 466~594km에 달했기 때문에 국내 전기차 시장은 요동쳤다. 2016년 국내에 보급한 전기차가 1만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테슬라까지 가세하며 일반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관심도 높아졌다. 1억원대를 호가하는 테슬라 모델S의 가격이 워낙 비싼 탓에 당장 구매는 어렵지만 전기차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초기 관심도에 비해 차량 판매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모델S는 303대에 그쳤다.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겨냥한 모델답게 일반 소비자층이 두텁지 않은 탓이다.

테슬라 전기차 사고도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성 이슈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장착한 모델S 세단이 소방차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5월 모델S의 오토파일럿 센서가 세미트레일러를 감지하지 못해 충돌한 사고 이후 두 번째 사고다.

자동차 업계는 수년 전부터 테슬라가 ‘자동차의 안전’ 때문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잇따른 사고는 사업을 지속하는 데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가격을 낮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는 계속해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델3는 가격을 3만달러(3000~4000만원)대로 낮춰 접근성을 높인 차량이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모델3 차량 인도를 시작했지만 생산속도가 너무 늦어 판매량도 미미하다.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8월 2조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올해 안에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모델3를 보려면 1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보니 한국에 모델3를 공급하는 시점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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