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SM3 Z.E. 현재 감가율 54%, 고급 외제차 감가율과 비슷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성장하기 위해선 중고차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시 중고차 감가상각도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2년간 보유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전기차 중고거래가 서서히 늘고 있다. 중고시장에선 2014~2015년에 팔린 전기차가 주로 거래된다. 중고차 거래 사이트 SK엔카에 등록된 중고 전기차 가격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의 SM3 Z.E.는 2014년식(2015년형)이 900만~11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등록된 차량 중 차급과 주행거리가 비슷한 전기차와 가솔린차를 비교하면 SM3 Z.E.(2014년형, 주행거리 3만2739km)는 990만원, SM3 네오 RE(2015년형, 주행거리 3만5997km)는 1070만원이다.

신차 가격이 전기차는 4190만원, 가솔린차는 1998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폭 격차가 상당하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2000만원을 빼면 격차는 줄지만 그래도 전기차의 감가율이 더 높다.

SM3 전기차의 감가율은 신차 가격 2190만원(보조금 적용 시)을 기준으로 54.7%에 달한다. 2~3년 만에 차량 가격의 절반 이상을 손해 본 셈인데, 이 정도의 감가율은 고급 외제차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비용도 비싸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SM3 가솔린차는 신차 가격을 1998만원으로 했을 때 감가율이 46.5% 수준이다. 전기차에 비해 10%p 가까이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이다.

가솔린차의 경우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반면, 전기차는 해가 지날수록 성능 개선 속도가 빠른 탓에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90km에 달하지만 SM3 Z.E.는 135km에 불과하다. 코나 일렉트릭의 예상가격은 4600만원대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26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불과 3년 만에 주행거리가 대폭 증가하면서 기존 중고 전기차의 가치는 더 낮아지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 관계자는 “중고차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된다면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의 비중이 큰 만큼 중고가격을 어떻게 안정시킬 수 있을지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