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설비 투자, 신사업 아이템 발굴 등 통해
3년 후 매출 1500억 ‘글로벌 톱 10’ 진입 기여

“UTP와 광통신 등 통신케이블 분야는 성장기를 지나 정체 내지 하락하는 시기에 접어든 시장입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회사 수익의 70%가 이 분야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장이 호황이었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뒤에는 물량이 줄고, 공급이 넘치면서 가격까지 떨어졌어요. 여기서 수익성을 찾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 제 숙제입니다.”

박영묵 가온전선 통신사업부장은 “2011년 통신사업부장으로 올 당시는 시장 불안으로 인한 악영향이 절정에 이른 때였다”며 “한마디로 잘나가던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었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적자로 인해 사업부 조직 자체가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회상했다.

“고민 끝에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들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썩어가는 환부를 도려내고 사업부의 심장과도 같은 UTP, 광케이블에만 집중하기로 한 거죠. 여전히 시장은 좋지 않았지만,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적자 폭이 점차 줄고 사업부 상황이 나아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여기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갈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한 결과 가온전선의 가장 큰 장점을 살리기로 결정했지요.”

박 사업부장은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린 영업 네트워크는 가온전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통한 빠른 납기와 고객 맞춤식 접근은 그 어떤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온전선만의 강점이다”며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고객 주문에 즉시 응대한다면 이 같은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는 들어맞았다. 수년에 걸쳐 수십억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 생산성을 높이자 주문→생산→납품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여기에 만족한 고객들의 선택이 늘어나면서 투자는 더욱 확대됐고, 생산성 증대로 원부자재 구매가 늘면서 코스트 다운까지 가능해졌다. 이 같은 선순환 체계가 자리잡히면서 통신사업부는 그동안의 부진을 이겨내고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은 좋지 않아요. 무엇보다 올 하반기부터 주택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해외 선진국에서 쓰이는 고등급 케이블, 고내열·고내화 제품 시장 진입과 글로벌 시장 개척, 스마트공장용 이더넷 케이블 개발, 통신 관련 토털 솔루션 사업 발굴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이고 신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가온전선의 70주년 비전 ‘글로벌 톱 10’ 달성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대한 성과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5, 6등급 LAN 케이블을 넘어 5E급, 6A급까지 활용 가능하도록 KS표준 개정을 요청했고, 통과되면서 가온전선이 5E-25P등급, 6A-4P등급 KS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나아가 최고 등급(CMP)의 고내열·고내화 케이블 개발에 성공, 올해 초부터 미주시장 수출을 시작했다.

스마트공장용 이더넷 케이블의 경우 지난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지원 승인을 받아 연구소와 함께 개발 중이며, 시제품을 보완하는 과정에 있다고.

“현재 사업부는 연간 1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설비 투자와 신사업 아이템 등을 바탕으로 3년 후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가온전선의 글로벌 톱 10 진입에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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