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 기업인 존경하는 문화 만들어야
‘사회적 책임 표준 이미 제정...노동·환경·소비자 이슈 등 포함’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이란 게 언뜻 보면 기업인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기업운영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2010년 사회적 책임이 국제표준(ISO 26000)으로 제정됐고, 선진국에서는 이윤창출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기업운영의 중요한 요소여서 우리나라도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수현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란 이슈가 아직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기업과 국민들 모두 조금 불편할 수는 있어도 사회원로로서 해야 할 말은 해야 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는 국제기구에서도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OECD에서는 기업과 사회와의 공생관계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이 취하는 행동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WBCSD(지속가능발전세계기업협의회)에서는 직원·가족·지역사회 및 사회 전체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기업의 의지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 국가 경쟁력은 25~30위 정도에 불과합니다. 도덕적 가치 면에서는 30위 밖이죠. 이제는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나 인구구조가 나날이 변화하고 있고, 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면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 회장에 따르면 사회적 책임(SR)과 관련한 국제표준(ISO 26000)이 2010년 제정됐다. 사회적 책임의 핵심주제는 ▲조직 거버넌스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운영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 7개다.

“우리 국민들도 기업을 바라보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부 기업들이 이윤창출에만 매몰돼 노동을 착취하고 소비자를 우롱하기도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고용창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거든요. 이런 순기능을 인정해 주고 기업인을 존경해줘야만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설 겁니다.”

백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표준협회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KSA행복나눔회를 만든 것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해 공공기관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가를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KSA행복나눔회는 ‘더 행복한 세상을 향한 나눔 실현’을 비전으로 2016년 처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죠.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학습과 교육을 지원하고, 다문화 유관단체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금천, 구로, 영등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생활지원과 지구촌 나눔 활동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표준협회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 사람다운 가치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고, 이를 표준화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동국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백 회장은 마지막으로 “융합표준에 대한 중요성을 감안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동국대에 융합표준전공 과정을 개설했다”며 “경영학에 노동과 사회책임, 사회안전망, 심리학 등을 융합해 이를 경영의 표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결국 나만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물질적 가치보다는 사람다운 가치가 우선되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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