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일방적 우세 속, 야권 인물찾기 ‘부심’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9곳을, 여권인 새누리당은 8곳을 각각 차지했다. 박빙의 결과였지만 승부는 야권의 승리였다는 게 일반적 평가였다.

이 같은 판단을 가능케 한 결정적 지역이 바로 서울시다.

당시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새누리당의 정몽준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때의 승리는 대통령 탄핵과 촛불정국이라는 큰 정치적 이슈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3대 요소, 즉 지지율, 구도, 후보군 측면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3선 도전을 여권 내에서 누가 저지할 것이냐의 구도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박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회의원직에 도전하거나 고향 경남에서 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박 시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후보들 간 내부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후보, 누가돼도 당선가능성= 박원순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는 여성 후보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면서 첫 ‘여성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구로을 4선인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지난 6년 간 시정을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서울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야권 통합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사이다.

박 전 대표는 ‘박영선, 서울을 걷다'라는 행사로 시민들과 직접 만나며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내 고궁과 대학을 찾아가 시장 후보로서 자신을 홍보하고 미래구상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친문 주류가 ‘비문’ 진영 대표 격인 박 의원에게 표를 줄지가 관건이다.

또 여성 의원으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이름도 거론된다. 추 대표는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되면서 여성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지역구 5선 의원’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서울시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전현희(재선, 서울 강남을)의원도 당세가 약한 강남 지역에서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며 후보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서대문갑에서 3선을 한 우상호 전 원내대표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고려 중이다.

우 전 대표는 서울시장직에 관심을 가졌던 이인영 의원과의 합의에 따라 당내 386그룹 단일후보격으로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대문을 3선 출신의 민병두 의원도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봉주, 정청래 전 의원 등 원외 인사들의 도전도 예상된다.

정봉주 전 의원은 최근 사면복권을 기념해 열린 식사자리에 앞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자신의 거취를 설명한 바 있으며, 정청래 전 의원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민과 서울시 당원이 원한다면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인물난’에 허덕= 우수한 자원들이 넘쳐나는 여권과 달리 야권은 선거에 나설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나마 자유한국당에서는 홍정욱 전 의원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홍 전 의원이 최근 불출마 의사를 밝혀 대안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젊은 이미지의 김용태 의원(양천을·3선)과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과 경쟁해 낙선했던 나경원 의원(동작을·4선)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당 후보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도 거론되지만 자칫 지방선거가 탄핵 이슈로 흐를 수도 있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후보를 낸다면 안철수 대표가 직접 나오거나 재선의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구갑) 정도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대표가 과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지도 이번 6·13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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