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통령 신년연설과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 공식 기자회견이다.

이번 신년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이전 정부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문 대통령의 첫 번째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각본 없이 진행됐다. 다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질문할 기자를 지명했고,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었다. 질문할 기회를 얻기 위해 양손을 들거나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기자회견 내내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정부에서 미리 질문지를 받아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것과 단적으로 비교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신년기자회견은 질문지 내용이 사전에 유출됐고, 실제로 유출된 질문지와 동일한 순서와 내용으로 진행되면서 ‘짜고 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기자들은 질문자가 미리 정해진 것을 알면서도 같이 손을 들어주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불과 2년 만에 바뀐 대통령 기자회견장의 모습은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를 자임하며 사회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다.

에너지 분야도 현 정부 출범 이후 대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탈원전·탈석탄’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특히 원전의 경우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재개된 신고리 5·6호기를 끝으로 신규 원전 6기를 백지화하고, 노후원전인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력계는 이와 같은 내용이 반영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발하고 나섰지만,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원전비중축소로 결정났다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질문 기회를 드리지 못한 분들에게 죄송하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질문을 못 한 분에게 기회를 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올해 원자력계에 질문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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