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하는 사이 신용대출 ‘껑충’

지난해 가계의 신용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한 덕분에 가계 빚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8000억원으로 전년비 58조8000억원 늘었다. 2015년과 2016년의 연중 증가액이 78조2000억원과 68조8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55조8000억원이 늘었던 전년보다 18조7000억원이 줄어든 37조1000억원이 증가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지난해 21조6000억원이 불어나면서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까지 최고치던 2016년 12조9000억원을 두 배 가까이 경신한 기록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잇따라 출범하면서 대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해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한 정부 정책에 따라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생겼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정부 규제 대책들이 있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