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고위급 회담서 3개항 공동보도문 발표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 개최도 합의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

남북 대표단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장에서 고위급 회담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참석했다.

북측에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등이 대표단으로 나왔다.

회담 직후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내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적 환경 마련 및 민족적 화해·단합 도모 ▲한반도 문제 당사자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등 세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 회담 직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명실상부한 전세계인의 평화축제로 열리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계기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통일부는 북측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식 합의한 데 대해 “평창 올림픽을 명실공히 전 세계인의 평화축제로 개최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이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과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등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남북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축제의 장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측 대표단의 남한 방문은 단순한 동계올림픽 참가를 넘어 남북대화의 장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고 통일부는 강조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 동게올림픽에 참가함으로써 남측이나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통일부의 예측이다.

또 이번 고위급 회담을 통해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일부는 “남북 간 연락채널 가동을 통해 우발적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오판에 따른 충돌을 방지하고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남북은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년 11개월 간 중단돼 있던 남북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지난 3일 복원했다. 최근 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복원됐다.

통일부는 “제2차 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 등은 추후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을 통해 북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산가족 문제는 시급성을 감안,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진전될 수 있도록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통일부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군사당국 간 회담을 개최키로 한 점도 의미를 부여했다.

통일부는 “그동안 정부가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기울여 온 데 대해 북측이 호응한 결과”라며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유지는 물론, 중국·일본 등 관련국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측 수석대표로 나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회담 막판에 “(남측이) 비핵화 문제를 가지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리를 내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