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연초부터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서울의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부동산114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첫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74%가 올랐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간 단위 최고 상승률이다.

집값을 잡겠노라며 고강도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던 정부로선 기가 찰 노릇이다. 추가 대책을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을 뾰족한 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의 아파트 값을 어떻게 잡느냐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강남 다주택자를 정조준한 규제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가격이 눈덩이 불어나듯 치솟으면서 오히려 매물이 귀해지는 예상 밖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도 사려는 이들이 많아 집값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학습 효과’도 강남 집값의 고공행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정부는 강남을 타깃으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의 철옹성을 뚫기는커녕 외려 집값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강남불패’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공고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속해서 올라가는 집값을 보며 세금을 더 내더라도 집을 가지고 있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일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은 0.98% 올랐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결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쓸 만한 카드를 다 소진한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최후의 카드도 만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 통할지 미지수다. 더구나 올해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등과 맞물려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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