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에너지업계의 화두는 에너지전환이다.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등 구체적인 정부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간다. 또 2031년까지의 전력공급계획인 8차전력수급계획도 지난해 말 공청회를 거쳐 확정했다.

에너지정책을 현장에서 수행할 전력 공기업들의 신임 CEO도 1월말부터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임명을 완료하고 조직재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실행을 위해 몸을 풀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를 정점으로 실행을 담당하는 에너지 공기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민간 에너지기업간 협업이 절실해 졌다. 에너지공기업과 민간 에너지기업 간 협업과 경쟁이 반복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에너지전환은 화두가 됐다.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탈석탄, 신재생 확대가 속도를 내고있다.

지난해 유럽내 신재생은 발전량 기준으로 29.6%를 차지했다. 투자규모는 21GW로 전체 발전분야에서 86%를 점했다. 대부분의 돈이 신재생으로 몰린 셈이다. 반면에 유럽에서 석탄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 EU회원 28개 나라에서 석탄발전량은 평균 12% 줄었다. 영국은 58% 까지 줄었다. 전환의 속도가 엄청나다. 다국적 전력기업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특징은 신흥국 ‘화력’에서 선진국 ‘신재생’ 으로 투자의 전환이다. 또 신재생을 중심으로 한 분산전원의 확대에 맞춰 배전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가져온 변화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는 이런 변화가 시작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약 48.7G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야 한다. 정부 추산대로 라면 이 분야에 총 110조 원의 투자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전환 계획이 나오자 에너지분야도 진영논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일부 보수언론은 신규원전을 건설하는데 25조원이면 충분한 것을 100조원이나 들이려한다며 정책을 흠집냈다.

신재생과 원전은 전력파트너 역할이 중요한데, 흑백으로만 구분 짓고 있다. 신재생이 확대되면 분명히 고려해야 하는 것이 예비 전원이다. 신재생의 간헐성, 입지, 계통연결의 문제 등이 있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선 원전이 꼭 필요하다. 영국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영국은 2030년까지 13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신재생도 2015년 21%에서 47%까지 늘릴 계획이다.

에너지전환은 화석연료 중심이 전력공급 방식에서 자연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거스를 수 없는 변화다.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원전․ 석탄․ LNG․ 재생에너지 분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협업해야 한다. 에너지전환은 탈원전이란 인식을 벗어던지고, 깨끗한 에너지의 확대로 받아드려 광범위하고 깊은 논의를 해야한다.

정부가 지난해 말 8차전력수급계획을 발표했을 때 환경단체부터 석탄, LNG, 원전 분야 모두가 불만을 토로했다. 환경단체는 삼척화력을 왜 계획에 반영했냐며 정책을 비판했고, LNG 업계는 시장제도 개선없이는 업계 전체가 고사될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원자력계는 계획된 원전을 취소하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반대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에너지전환은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 관리로 개선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력산업계의 변화에서 각자도생할 것이지, 협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것인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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