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한국전기공사협회 건축전기설비위원회 위원장
김경미 한국전기공사협회 건축전기설비위원회 위원장

지난 11월 9일 전기공사협회의 ‘전기공사기업인 사회공헌 실천의 날’에 연탄나눔 봉사에 참여하였다. 현장에 도착해서 앞치마 두르고 팔토시에 장갑까지 무장을 하고 길게 한 줄을 만들어 앞사람에게서 받은 연탄을 뒷사람에게 전달하며 봉사를 마치고나니 아이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참여했던 봉사가 생각났다.

아들이 진학한 고등학교는 전국적으로 형성되어있는 샤프론. 프론티어 봉사단에 가입되어있는 학교였다. 교감선생님, 지도교사 선생님을 모시고 학년별로 10명 내외의 학생과 학부모가 가입되어 활동하는 봉사모임으로, 지역봉사와 특별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학년말에는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수상도하는 의미 있는 단체였다. 학부모는 이 봉사활동을 위하여 1년에 한번씩 연수에도 참여한다.

우리는 지역봉사로 김제노인복지관과 연계하여 노인복지관 내 실버타운에서 홀로 생활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한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집안청소, 환기, 햇볕에 이불 널어 털기, 외부 통로 및 계단청소 등 어르신들이 몸소 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도와드리고 복지관내 산책도 같이하곤 했다. 처음에 연세도 많으시고 할머니 외할머니 외에는 어르신들 곁에 많이 있어보지 않아서 서먹서먹 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친숙해졌다. 안부도 먼저 묻고 안계시면 찾아다니고 찾아뵙는 길에 만나면 옆에서 보조맞춰 같이 걸으면서 얘기도하고 아이들이 점점 커가는게 느껴졌다.

특별프로그램으로는 현충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현충원 참배를 겸하여 나라를 위하여 순직하신분들의 묘비를 정성스럽게 닦는 봉사도 진행하고, 이동이 불편한 장애우들과 함께 커플이 되어 장애인의 날 체험행사 및 음악회 감상 프로그램 참여, 가을 추수시기에는 지역참여 프로그램으로 콩, 고구마, 생강등등 가을추수 프로그램 참여, 겨울에는 시민자원봉사회와 연계하여 손이 꽁꽁 얼고 눈이 펑펑 내린 아침에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참으로 뜻깊은 3년의 봉사였다.

그 이후로도 1년정도 샤프론봉사단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은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학교 선생님의 소개와 조금은 친숙해진 학부모들과 함께하는 모임정도로 생각하고 참여했었고, 아주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이다 보니 내 주장을 펴서 의견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그리 들어낼 만한 불만도 없다보니 빠지지 않고 참석하게 되었다. 봉사는 봉사를 하는 당일 참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주는 가에도 빛이 나지만 그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 단체를 찾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동수단 및 활동장비등을 준비하는 등 뒤에서 보이지 않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더욱더 빛이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4년 샤프론. 프론티어 봉사단에서 만났던 특히, 김제, 군산지역에서 활동한 학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활동모습과 그 이후 만난 다양한 직업과 여러 활동영역에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을 주위에서 만났다. 지역방범활동, 무료식사봉사, 목욕봉사 등 셀수도 없는 활동을 개인적으로 또는 단체를 통하여 실천하고 있었다. 이러한 분들과 비교하여 나의 봉사활동은 그저 체험에 불과해 보였다.

그러나 그 체험에 불과한 수준의 이런 활동으로도 나는 변화했다. 많이 소극적이었던 태도는 조금이나마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곳에 들어서도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느리지만 앞으로 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작은 용기도 생겼다. 또한 그때의 소중한 경험과 행복했던 추억들은 일을 하면서 힘든시기가 찾아와도 한걸음 뒤로 물러나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연탄나눔 봉사를 기회로 지나간 소중한 추억을 떠올려보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보았다. 작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하나하나는 우리의 삶에 여유를 가지게 하고, 삶자체를 풍성하게 해 주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큰 행복은 아이들과 함께 꺼내볼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나는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을 때 참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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