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 1위 자리를 탈환한 KB국민은행이 10년 만에 직원들에게 연말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2분기 노사협의회에서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직원은 최대 8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반면 국내 기업의 70%는 회사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해 직장인에게 올겨울은 더 추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연말 성과급 지급 계획이 많지 않았으며, 계획이 있더라도 액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기업 3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나 연말 성과급 지급 계획이 없었다.

중소기업은 68.8%나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며, 중견기업(63%)과 대기업(60%)도 성과급 지급 비중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기업 형태별 성과급 액수는 대기업의 경우 900만원이었으며, 중견기업(453만원), 중소기업(189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물론 연말이 되면 성과급은 커녕 구조조정의 위협에 시달리는 기업들도 허다하다.

한국지엠의 경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일부 공정을 정규직 관리자들로 대체하는 ‘인소싱’ 추진 방침을 밝혔다.

고용 불안을 느낀 비정규직노조는 원청업체에 총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인소싱 강행에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그해의 경영성과에 따라 연말이 되면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반대로 임금동결 내지 구조조정이라는 대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당장은 어렵더라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성과급 지급과 고용안정은 실보다 득이 많다고 본다.

실제 독일의 피닉스컨택트라는 기업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매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온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 매출이 20% 이상 뚝 떨어지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지만, 피닉스컨택트는 직원 고용이나 복지를 전혀 줄이지 않았다. 그 결과 직원들은 회사를 믿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그 다음해인 2010년에는 매출이 30% 이상 급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성과급.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인식한다면 결코 아까운 비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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