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사용후핵연료’,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1. ‘사용후핵연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용 후 남은 핵연료입니다. 원자력 발전에서 연료로 사용됐던 우라늄 연료 다발이 바로 사용후핵연료입니다. 연탄을 태우고 나면 연탄재가 남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하지만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연탄재와 달리 사용후핵연료는 상당량의 열과 높은 방사성물질을 포함하는 고준위 방폐물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3.사용후핵연료의 관리란 임시저장, 중간저장, 운반, 처리, 처분 및 이를 위한 모든 활동을 의미합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방사성폐기물 관리법 제2조) : 방사성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자로부터 방사성폐기물을 인수하여 운반·저장·처리 및 처분하는 것과 이를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한다.

4.임시·중간저장을 거쳐 열을 떨어뜨린 사용후핵연료는 바로 직접처분하거나 재처리 후 처분하게 됩니다.

직접처분은 사용후핵연료를 폐기물로 간주해 지하 500~1000m 깊이의 암반층에 처분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처리는 사용후핵연료에 남아 있는 유용한 물질을 분리해 추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5.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은 국가 별로 에너지 수급상황, 기술수준, 국민적 수용성과 대내외 정치외교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3의 방안인 관망정책(Wait & See Policy)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6.문제는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유보하는 사이에 원자력 발전소는 가동되고 사용후핵연료는 쌓여만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는 2020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소가 포화되는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다른 네 개의 원전도 포화시점이 임박했습니다.

7.지난 박근혜 정부는 공론화조사위원회를 운영해 2028년 대상 부지를 선정한 뒤 중간저장시설은 2035년, 영구처분시설은 2053년에 가동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8.하지만 산업부는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를 추진해 내년에 새로운 고준위방폐장 건립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현 정부의 신규원전 백지화, 노후원전 조기폐쇄 등 원전축소 정책에 따라 기본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9.사용후핵연료는 원전보유국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핀란드가 영구처분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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