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문제 이어 지열발전 영향 가능성 잇단 제기 '주목'

지난달 발생한 포항 지진이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포함된 발전원 중 비중이 가장 큰 지열발전이 포항 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업에 착수한지 3년째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지진까지 얽히면서 사업 당사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월 15일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자립섬 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포항에서 진행 중인 지열발전소 실증사업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울릉도 자립섬 사업에서 가장 비중이 큰 발전원은 지열발전인데 12MW에 달한다.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은 지난 2015년 착수했지만 그동안 경제성 문제, 제도 미비 등의 이유로 지연돼 왔다. 기존의 디젤발전을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울릉에너피아는 도서지역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신설만 기다리고 있는데 지열발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지열발전은 땅 속 고온의 열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울릉도의 지형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 적합하지 않아 지열발전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울릉도의 지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점도 한 몫했다.

하지만 지열발전을 위한 비용만 약 2000억원에 달하는 탓에 포항 실증사업 결과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12월 착공했다. 화산지대가 아닌 지하 5km 내외의 지열을 이용해 MW급 지열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6.2MW 규모다. 2012년에 100℃ 이상의 열원을 확인했고, 원래대로라면 올해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포항 지진 이후 지열발전 사업은 중단됐다. 지열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주입한 물의 압력이 지진을 유발했다는 지질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일단 지열발전과 지진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사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질 경우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의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릉에너피아 관계자는 “우선은 포항 지열발전 조사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 사업에 참여하는 주주사들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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