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여파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이날에는 연중 최대의 세일이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소비자의 소비 심리가 상승돼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red figure)가 흑자(black figure)로 전환된다고 해서 이 용어가 붙었다.

이 기간에만 많게는 미국 연간 소비의 20% 가량이 집중된다고 하니 그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블랙프라이데이로 재미를 본 기업들이 쇼핑 특수를 이어가고자 만들어낸 게 바로 ‘사이버먼데이’다.

추수감사절 직후 첫 월요일을 지칭하는 이 날은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할인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 제정된 건 지난 2005년이지만,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근래 들어 블랙프라이데이보다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사이버먼데이 당일 기록된 매출은 7조1400억원. 이는 지난해보다 16.8% 상승한 수치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일일 온라인 매출치다.

추수감사절도, 월요일도 지났건만 기업들은 그 여전히 할인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주일 여가 지난 지금도 온라인 쇼핑몰에선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란 이름으로 할인쿠폰을 뿌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물건 가격이 낮아져서 좋을 것만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파격세일이 길어지면서 안 사게 될 물건도 사게 되는 ‘과잉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또 행사 기간엔 물건 가격이 평상시보다 소폭 상승해, 할인율이 높아도 실제 할인폭은 크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아무리 값이 떨어져도 결국 배를 불리는 건 기업뿐”이라며 “이 기간은 사실 소비자 지출이 늘어나는 ‘레드데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그리고 수많은 ‘데이’들. 이름만 다를 뿐 실상은 별다를 게 없는 행사들이 늘어가는 중에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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