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정보를 얻는 게 늦으면 놓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아! 내가 예전부터 이걸 알았었더라면”하고 생각하는 일들이 한 두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내게 있어선 코레일의 여행 서비스인 ‘내일로 패스’가 그렇다.

내일로 패스는 전국에서 운행되는 일반열차의 입석과 자유석을 5일 혹은 7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마다 일정기간 동안 판매되는 이 상품은 저렴한 가격에 전국을 여행할 수 있는 수단이어서 인기가 좋다.

단 판매 대상이 만 29세 이하의 청년이기 때문에 이미 대상 나이를 훌쩍 지나버린 나는 이용할 수 없다. 내일로 패스에 대해 알게 된 시점이 만 25세(올해부터 만 29세로 확대됐다.)를 막 지나보낸 때여서 그때 당시의 아쉬웠던 마음은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의 허전함으로 남는다.

내게 기차여행은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다.

어머니와 함께 삶은 계란에 사이다, 그리고 매점 한 귀퉁이에서 팔고 있는 퍼즐책을 한 권 사들고 탔던 기차의 풍경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행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내 추억의 기록이다. 모든 것이 벅찼던 대학 시절, 한 상자에는 소주를 한 가득, 또 한 상자에는 고기를, 하나엔 쌀과 김치를 채워놓고 끙끙 거리며 탔던 기차. 그 기차가 실어준 강촌도 그렇다.

이 열차를 타면 나를 또 어딘가로 보내줄까라는 두근거림. 이것을 타고 가면 나는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까라는 기대.

여행자에게 기차가 멋진 로망인 이유다.

코레일이 최근 동계 내일로 패스의 판매를 새로 시작했다. 내 아내는 한 달만 지나면 만 29세를 넘기게 된다. 조금 더 늦기 전에, 그래서 후회하기 전에 나는 1주일 간 아내가 이용할 수 있는 내일로 패스를 선물할 계획이다.

기차는 내 아내를 어디로 데려갈까.

상상만 했을 뿐인데 내 가슴까지 쿵쾅거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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