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선 씨가 ‘또’ 갑질논란을 야기했다. 과거 김승현 한화 회장이 아들과 시비가 붙은 술집 종업원을 보복 폭행한 사건이 뇌리를 스친다. 재벌그룹 오너가 소위 ‘을’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닮았다.

김동선 씨는 지난 9월말 서울 종로구 술집에서 대형 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라고 하면 상위 직군에 속하지만 재벌 3세에겐 ‘아랫사람’이나 다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씨는 만취 상태에서 변호사들을 향해 “아버지, 뭐 하시냐”고 묻거나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는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남자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다른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도 잡았다고 한다.

물론 김 씨는 다음날 해당 로펌을 찾아가 사과했다. 피해자인 변호사들과 해당 로펌도 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지만 21일 뒤늦게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씨는 논란이 불거지자 21일 한화그룹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며 “향후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상담과 치료도 받겠다”고 밝혔다.

재벌그룹 오너 혹은 임원의 갑질은 한화만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조명되는 갑질사건을 살펴보면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외환위기 20년이 지난 지금, 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를 겨냥한 기술의 진보가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기술 못지 않게 기업의 문화, 오너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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