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사 23곳 성적표 분석
전선・중소업체 대부분 영업익 감소나 적자 기록

지난 3분기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사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내실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본지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사 23곳의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은 대부분의 기업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선업체와 전력기자재 중소기업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먼저 모든 전선업체의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익은 반대로 감소한 곳이 많았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며 전선 시세를 높였고, 업체들의 매출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경쟁이 보다 심화되며, 수익성은 나빠졌다.

대한전선과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 LS전선아시아는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이중 대한전선, 가온전선, 대원전선 등 과반수가 넘는 기업의 영업익이 감소했다.

중소 제조업체들도 영업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13개 업체 중 제룡산업과 지엔씨에너지 등 2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의 매출이 늘었지만, 광명전기, 제룡산업, 에스피지, 지엔씨에너지 등 4개사는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이화전기공업, 보성파워텍은 적자를 기록했다.

전력기자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중전 빅3’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LS산전을 제외한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과 효성 중공업PG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효성 중공업PG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6%, 영업익은 –94.5% 빠지며 주춤했다. 이와 관련 효성 측은 전력시장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일렉트릭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 –6.5% 빠지며 부진했다.

매출 감소는 전력·회전기기 납품 이월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 자재 아웃소싱과 노무비·경비 절감 등 원가절감을 통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LS산전은 중전 빅3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하며, 선방했다. LS산전은 매출 5914억원, 영업익 554억원을 기록, 지난 2003년 LS그룹 출범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조명업계의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갈정도로 등락의 폭이 컸다.

조명업체 중 서울반도체와 우리조명, 파인테크닉스, 코콤은 어려운 경기 여건 속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금호전기와 삼진엘앤디는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서울반도체의 경우 25년만에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며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에너지공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3분기에 연결기준 16조1877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동기대비 1.5%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누적 매출도 45조원 선까지 치솟았다. 전력판매 증가의 호재가 있었지만 유연탄과 LNG 등의 도입가격이 예년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지표들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삼성SDI와 LG화학 등 배터리 분야 대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LG화학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6%, 71.7%씩 증가하며 눈에 띄었다. 삼성SDI도 전년비 32% 늘어난 매출과 더불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상반기의 아쉬움을 만회하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주요 대형건설사들은 대체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하곤 5개 상장사 모두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GS건설은 14분기 연속 흑자 행진 중이고, 현대산업개발은 역대 최대 실적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이러한 경영실적 호조는 국내 주택수주의 의존도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외수주액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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