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에 깊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에너지원의 한 축인 우리나라의 화력발전 운영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미세먼지 및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지 오래이기 때문에 사람들 각자의 생각 속에는 우리나라의 화력발전 운영기술이 세계수준과 큰 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된다.

필자는 얼마 전 인도네시아 슬라위시 고론딸로 지역의 석탄을 연료로 하는 한 발전소의 상태 진단을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 석탄을 수출하는 자원 부국으로 우리나라도 많은 양을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해 오고 있다. 이번 출장은 발전소 성능저하로 연료비가 증가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 발전회사의 요청에 따라 성능을 진단하고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기술지원은 비단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다. 최근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 서남아시아의 인도, 중동의 쿠웨이트, 이라크 그리고 아프리카 등 세계 도처의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선진 발전 운영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분명 우리나라의 에너지 기술수준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서, 그동안의 정부와 에너지 기관 모두가 석탄과 같은 연료의 수입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효율과 기술력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저렴한 전기를 사용해 오고 있다.

최근 환경과 화력발전이라는 두 단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미세먼지를 넘어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날이 갈수록 짙어져 학자들은 매일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 미세먼지의 원인으로는 중국, 디젤 자동차, 오래된 가솔린 차량의 영향, 산업시설 및 난방시설, 그리고 화력발전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의 영흥화력발전소는 세계 최저의 환경물질 배출농도수준 유지로 인해 친환경 화력발전소로 해외, 특히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화력발전 운영의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깨끗한 발전소이다.

인도네시아는 경제성장률이 꾸준한 개발도상국으로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국의 석탄 및 자원 활용을 통한 많은 화력발전 플랜트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환경문제는 우리나라만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환경과 화력발전이라는 멋진 하모니를 위해 첫 단추를 잘 끼우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대응과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한국의 발전기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기술지원 결과 설명 후 발전소 운영에 강력하게 참여요청을 받을 정도였다.

이렇게 해외에서도 당당히 인정을 받고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국내화력발전의 운영 기술력이 더욱 빛이 나고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또 우리나라의 화력발전 등 에너지업계는 친환경 기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미세먼지 걱정 없이 마음껏 외출하고 입 크게 벌려 웃을 수 있는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차장(ASME, KEPIC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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