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산업의 현재

LNG 시장은 더 이상 소수 참여자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IGU(국제가스연맹)의 2017년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전세계 LNG 총거래량은 258MMt에 이르며, 2000년 이후 연 평균 6.2% 성장하였다. LNG 수출국은 18개국으로, 2000년대 이후 카타르가 세계 제1위의 수출국 지위(29.9%)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대에 이르러 호주가 제2위의 수출국(17.2%)으로 부상하였고 2020년 이후 카타르를 제치고 1위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으로 말레이시아(9.7%), 나이지리아(7.2%), 인도네시아(6.4%), 알제리(4.5%), 러시아(4.2%), 트리니다드(4.1%), 오만(3.2%) 순이다. 2016년 사빈패스 액화플랜트가 가동을 개시함에 따라 미국 멕시코만이 수출지역으로 등장하였다. 풍부한 셰일가스에 기반하여 추진되고 있는 액화플랜트가 모두 준공되면, 미국 또한 주요 LNG 수출국이 될 것이다.

2016년 LNG 수입국은 35개국에 이른다. 최대 수입국은 일본(32.3%)이고 다음이 우리나라(13.1%), 중국(10.4%), 인도(7.4%), 대만(5.8%) 순으로, 아태지역이 전세계 수입량의 72.4%를 차지한다. 최근 일본과 우리나라의 수입량은 정체하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의 수입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지역이 14.8%, 이집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요르단 등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이 6.5%, 멕시코·아르헨티나·칠레 등 미주지역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월 현재 전세계 액화플랜트의 용량은 340MTPA이다. 재기화터미널의 용량은 795MTPA이고, 그 중 FSRU의 용량이 83MTPA에 이른다. 그리고 제안된 액화플랜트 프로젝트는 879MTPA에 이른다(물론 실제 성사되는 프로젝트는 그 중 일부일 것이다). LNG 선단은 FSRU와 부유식 저장설비를 포함하여 439척에 이른다.

LNG 산업구조의 변화

LNG 산업은 이제 전통적인 사업모델의 폐쇄성과 경직성에서 벗어나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LNG 시장의 참여자 수, 설비와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지역이 분산되면서, 물량과 가격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전통적인 사업모델의 중요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기계약에 얽매이지 않는 중단기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2년 미만의 단기거래량이 67.6MMt로 총거래량의 25.8%를 차지하였다. 5년 미만의 중단기거래량은 72.3MMt로 총거래량의 28%에 달하였다. 이는 10년 전 거래량의 2배 이상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의 원전가동중단으로 인한 LNG 수요 급등과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미국시장과 타 시장간 가격차 확대에 따른 지역간 차익거래의 성장이 중단기거래 증가에 크게 기여하였다. 증가하는 중단기물량의 수송이 가능해진 것은 LNG 선단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회사를 비롯한 포트폴리오 거래자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BP, Shell 같은 메이저 석유기업들도 트레이딩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구매자들은 LNG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를 원하며 유연한 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이제 LNG 가격을 유가에 연동하는 방식은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최근 아태지역 구매자들은 헨리허브 지수에 연동된 구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목적지제한’ 조항이 없는 LNG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톨링(tolling)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의 액화플랜트 프로젝트가 유연한 거래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LNG산업의 속성상 전통적인 장기계약관행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다.

주요 LNG 수요국(유럽과 일본 등)에서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인 가스시장과 전력시장 자유화 또한 LNG 산업구조의 변화를 초래한다. (공공설비산업규제 하에서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유틸리티기업들이 부과하는 요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과 달리) 자유화된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가스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스구매비용이 수요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진표 변호사(법무법인(유한)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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