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 라온위즈 대표·방송인·칼럼니스트
김수민 / 라온위즈 대표·방송인·칼럼니스트

겨자씨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1mm 내외의 씨앗인데 성장하면 4~5m의 키가 돼 새와 나무들이 깃든다. 이 작은 씨앗 안에 잠재된 성장동력의 DNA는 창조주가 누구에게나 부여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21세기를 주도하는 기업들도 대부분 작게 시작 했다. 애플의 시작은 1974년 대학을 중퇴하고 컴퓨터 게임 회사에 근무하던 스티브 잡스와 대형 컴퓨터 업체인 휴렛패커드(HP)의 직원이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컴퓨터 제작 동호회에서 만나 자신들이 직접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 좁은 창고에서 혁신의 열매를 맺었다. 세계적인 인맥 공유·확장사이트인 페이스북은 올 상반기에 사용자 수가 21억 명이 됐는데 역시 그 시작은 미비했다. 2004년 2월 당시 하버드대 재학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가 처음 시작해 하버드대 학생만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스탠퍼드대, 콜럼비아대, 예일대로 확장됐고 현재는 세계최대의 웹사이트이자 소셜 플랫폼이 됐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하나인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도 동네 쌀 가게의 종업원이었지만 남다른 부지런함과 적극적인 자세로 다른 사람들이 안된다고 평가된 사업마다 성공신화를 이뤄 세계적인 기업의 기초를 닦았다.

최근 20여 년 동안 브랜드 가치평가에서 줄곧 1위(85조원)를 차지한 코카콜라가 세상에 등장한 배경도 재미있다. 1866년 약제사 존 펨버튼 박사가 코카 잎과 콜라 열매, 그리고 설탕시럽 등을 혼합해서 두뇌강장 작용을 하는 음료를 개발해 아틀란타에 있는 야콥 약국에 납품한 게 시작이었다. 훗날 아사 캔들러라는 사업가가 회사를 설립해 대중화에 성공하며 1919년 로버트 우드러프라는 인물이 코카콜라 컴퍼니를 인수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각국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 와중에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코카콜라는 미군이 배치되는 전 세계 전장(戰場)에 자사 생산품인 코카콜라를 보내면서 세계로 진출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쟁의 위기를 마케팅의 기회로 바꾼 것이다. 매일 6억 잔 이상의 콜라가 소비되기까지 브랜드의 지속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

후룬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 자수성가형 여성부호 순위에 12개국 88명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위 10인에도 중국인 여성 6명이 올랐다. 중국에 이어 미국이 15명, 영국 8명 순이었다.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 중에 유독 중국인이 많은 이유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전 국가 주석의 남녀평등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79년에 중국의 한자녀 정책이 도입되면서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제공됐고, 여성이 해외에서 공부할 기회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중 나이가 어린 인물은 올해 36세의 중국인 여성 우옌(吳艶) 회장인데 캠퍼스 커플로 대학졸업 직후 창업을 한 남편의 도움과 지지가 컸다고 한다.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 1위는 자산 규모가 72억달러인 중국의 천리화 부화국제 회장으로 가구 수리 사업으로 시작해 부동산과 자산관리, 금융을 아우르는 부화국제를 일궈내 ‘베이징의 부동산 여왕’으로 불린다. 2위는 자산 규모 60억달러의 저우췬페이 회장이다.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선전의 공장에서 취직한 저우췬페이는 300만원의 저축으로 1993년 모바일기기의 스크린을 만드는 남사과기를 창업했다.

혹자는 말 할 것이다. 창업은 커녕 취업도 어려운 세상에 무슨 환상을 좇고 있느냐고. 하지만 한국도 1세대 기업가들처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인물들이 얼마든지 배출될 수 있다. 실패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고, 성공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는다고 한다. 학력이 부족해서, 가난한 부모를 둬서라는 핑계는 사치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없어질 일자리를 걱정하지 말고 시대의 트랜드에 맞는 전략으로 내가 선 자리에서 기회를 만들어보자. 청년이든, 실버세대든 빅데이터 활용능력을 키워 예측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키워보자. 대한민국 정부도 성차별과 학력을 너머 실력과 노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펼쳐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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