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옥 작가는 11월 1일부터 일주일간 성화와 꽃 그림을 위주로 ‘그라치아 플레나[GRATIA PLENA]’라는 주제로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작품은 모두 60점으로 성화가 30점, 꽃 그림이 30점 가량이다.

‘그라치아 플레나’는 가톨릭 <성모송>에서 처음 시작되는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의 라틴어 첫 구절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은총이 가득한”이란 의미가 된다. 가톨릭 신자인 최선옥이 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은총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선택한 주제다. 마침 최선옥의 세례명도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 탄생을 고하는, <수태고지> 화가의 이름을 딴 ‘프라 안젤리카(Fra Angelica)’다.

성화는 아크릴화 뿐만 아니라 이콘(Icon),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간 최선옥은 3년 동안 가톨릭 이콘연구소에서 이콘 작업을 연마한 바 있다. 이콘은 <예수성탄>을 비롯하여 <크리스토퍼 성인> 등이며, 스테인드 글라스는 <예루살렘 입성>과 <성혈십자가> 등이 전시된다.

꽃 그림은 작품의 이미지에 맞는 시들을 선별해 같이 전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일종의 ‘꽃+시’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인 셈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가 9편으로 가장 많고, 도종환, 정호승, 안도현 등의 시가 그림에 곁들여 진다. 이해인 수녀의 시들은 최선옥의 작품세계와 신앙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등 여러 면에서 느낌이 비슷해 여러 편이 포함됐다. 이해인 수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고 그림을 보내 흔쾌히 허락을 얻는 과정을 거쳤다. 도종환 문화부 장관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담쟁이>란 시가 좋아 직접 부탁을 해서 활용하게 되었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시작되는 정호승의 유명한 시 <수선화에게>는 수선화를 그리기 전부터 시가 늘 머릿속에 있었다 한다.

꽃 그림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꽃 중의 꽃-어머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초상이 평소 좋아하셨던 연꽃, 모란꽃과 새들에 둘러싸여 있는 그림이다. 어머니의 헌신이 자식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음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오랜 미술교사 생활과 이콘 작업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7년 만에 열리는 세 번째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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