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감축시험 제외하곤 가동 無
DR업계 “활용 늘린다더니 잠잠... 경제성DR도 개선해야”
전력거래소 “전력수요 낮았고, 시장안정화 기하는 중”

지난 7월 수요자원거래시장(DR시장)이 5차례 활용된 이후 약 두달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DR사업자들은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활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력거래소 측은 활성화 못지 않게 시장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사용을 줄여 전력수급을 조절하고, 전력구입비용을 낮출 수 있는 DR시장은 2014년 11월 개설해 현재 30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수요자원 용량은 4.3GW에 달한다. 하지만 DR업계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월부터 10월 12일 현재까지 DR시장에서 감축시험은 이뤄졌지만 감축발령은 단 한번도 나지 않았다.

DR시장은 지난 7월 감축시험 3회를 포함해 5차례 가동한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선 정부가 기업들의 공장가동을 억제해 전력수요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탈원전 논리를 강화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DR시장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등하거나 발전기가 고장났을 때 DR시장을 활용해 전력공급을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DR시장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DR업계에선 7월에만 갑작스럽게 가동이 몰리면서 부담이 컸지만 오히려 DR시장을 자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이인호 산업부 차관도 DR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는데 논란을 겪으면서 위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홍역을 치른 산업부가 전력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DR시장을 가동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DR시장 활성화를 위해 무리한 감축발령을 냈다가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두달간의 전력수요가 DR시장 발령 기준에 미치지 않아 발령하지 않았다”며 “논란 이후 DR 참여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향후 DR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산업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두달간 DR시장이 잠잠했던 건 8월 이후 생각보다 전력수요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무더위로 인한 냉방수요가 치솟지 않았고, 여름휴가와 추석연휴로 인해 산업용 전력수요도 예상치를 맴돌았다. 남는 전기가 넉넉한 탓에 DR시장이 가동될 기회가 적어진 셈이다.

DR업계는 또 경제성DR 시장에서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DR은 매일 발전자원과 경쟁하는 하루전 입찰시장을 의미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DR시장에서 시장에 입찰할 수 있는 거래기준가격(NBT)이 계통한계가격(SMP)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DR사업자로선 입찰시장에 감축한 전기를 팔고 싶어도 못 팔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DR 시장에서 수요자원이 거래가 되면 다른 발전기에서 전기를 덜 생산해도 된다.

모 DR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경제성DR에서 거래가 꽤 이뤄졌는데 올해는 기준가격이 너무 비싸게 책정돼 입찰을 해도 낙찰이 안 된다”며 “전력거래소가 SMP를 감안해 거래기준가격을 산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 측은 “거래기준가격은 임의로 정하는 게 아니라 시장 가격을 고려해 산정하는 것”이라며 “경제성DR은 시장 가격이 상승했을 때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만큼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거래기준가격을 낮출 순 없다. 다만 올해로 3년차를 맞은 DR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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