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하고 공존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전력망-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며

대한민국의 전력망은 독립된 형태를 갖고 있다. 외부와 연계돼 있지 않은 섬나라와 같은 모습이다. 여기에 국가 전체의 전력 총량도 포화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다소 이른 예측이긴 하지만 머지 않아 전력량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

전기의 품질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에 힘입어 한국의 전기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전 국토의 99% 이상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면서도 연간 평균정전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경쟁자였던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11분이었는데 지금은 그 이상일 것으로 생각한다.

전기공학자로서 정부에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미래 전력산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에도 힘을 보태왔다.

그동안 정부에 제안, 실현해 온 테마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있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그리드를 계통에 실증한 곳이며 이를 토대로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없는 섬으로 만들고자 한다.

한국의 동쪽에 섬인 울릉도의 전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울를도는 에너지 자립섬으로서 독보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FR용 ESS 구축도 이야기한 바 있다. 발전소를 짓지 않고도 화력발전소 1기를 만드는 셈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500MW급 FR용 ESS를 갖추게 된다.

네 번째는 서울대 캠퍼스를 마이크로그리드로 구축하는 것인데, 서울대에 150억을 펀딩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전기요금의 20%를 줄이는 동시에 4시간의 정전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20%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0.87%에 불과한 상황이다. 우리는 말레이시아만큼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진 않지만,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통 부문에 있어선 동북아 전역을 전기로 잇는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제안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북한과의 전력 연계가 선행돼야 한다.

불행히도 아직 북한의 전력 현황에 대한 정보는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다. 북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선 HVDC, MG,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동북아를 잇는 수퍼그리드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러시아를 넘어 이 곳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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