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개량·인재 양성에 집중…세계 시장 진출에도 기여하고파”

“사실 시설개량이 눈에 띄는 작업은 아니죠. 대형 사업이 아닌 터라 공들인 만큼의 보상을 못 받는 측면도 있고요. 그래서 항상 현장에서 작업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편입니다. 시설개량이 열차의 안전 운행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눈에 띄진 않더라도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 그게 철도인의 자세가 아닐까요?”

시민들의 안전한 철도여행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송종수 철도공단 충청본부 시설관리처 부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5년 철도청에 입사하며 철도 산업계에 발을 들인 송 부장은 이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둥지를 옮겨 23년째 철도 신호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엔 노후 전기설비 개량, 전차선로 드롭바 교체, 일반철도 광이중화 등 업역이 확대돼 눈 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송 부장의 전언이다.

시설개량이 운행선상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보니 타 사업보다 업무 담당자가 느끼는 심적 부담도 적지 않다.

“작업 기간 중엔 발 뻗고 잔다는 게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전차 운행은 물론이고, 다른 사업의 기반 작업이라는 점도 부담입니다. 새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전기·전력·신호 케이블을 이설·원복하는 작업들이 매일 이뤄지다보니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입니다.”

앞서 2010년 오송역 열차 제어시스템 절체 작업을 거치며 얻은 ‘경험’은 그가 고난도 작업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1년간 인력도 부족했고, 밤낮 없이 작업에 매달려야만 했죠. 전체 사업비가 1000억에 달하는 터라 부담도 컸고요. 하지만 그때 스스로를 독려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이어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호남선 분기역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고요.”

그는 지난 경험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봐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하나의 방침이 돼 그의 팀 운영에도 적용되고 있다.

“‘조금 손해를 본다는 마음으로 살라’는 말을 팀원들에게 자주 합니다.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솔선하다보면 고되지만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죠.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 제가 팀원들에게 반복해 말하는 경구입니다.”

그는 정신적인 부분 외에도 팀원들의 업무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멘티-멘토’ 제도는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분야별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선배들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철도 분야는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을 이루다보니 30대~40대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 공백을 빠르게 메우는 것도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엔 전기 철도 분야 박사과정까지 밟으며 철도 전문기술자로 거듭나가 위한 노력과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사과정을 준비하다보니 저의 부족한 부분들이 새삼 눈에 들어옵니다. 경험만으로는 채워 넣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거죠. 타 분야와의 인터페이스, 유라시아 철도 등 배우고 싶은 분야도 늘어났습니다. 우리 철도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쌓아 철도 산업계의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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