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기대감으로 움직인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앞날을 내다보고 남들보다 미리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전기차와 관련된 주식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건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차, 기아차 등 기존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과 비견된다.

그중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그만큼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에게 지난 몇 년간 배터리는 적자 사업이었다. 생산설비를 늘리기 위한 투자는 계속되는데 매출대비 영업이익도 낮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도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통해 근근히 버텨야 했다. 만약 1년전부터 이 회사 주식을 사모은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돈방석에 앉았을 것이다.

이외에도 배터리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기업, 전기차 부품 기업 등의 주가도 만만치 않게 상승하고 있다. 취재를 하며 만나는 몇몇 취재원들은 “전기차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다”며 “이제는 언제 떨어질까 무서워서 못사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주가는 더 올랐다.

주가가 보여주듯 미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현상이라면 모를까, 이미 선진국들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완성차 기업들은 어떻게든 전기차 시대를 뒤로 미루려 했고, 실제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요즘은 떠밀리듯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렇게 보면 최근 주가 상승은 시작에 불과한 것 아닐까. 전기차 보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점유율은 전 세계를 통틀어 1~2%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산 주식이 제2의 삼성전자, 테슬라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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