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타입 주택용 차단기 보급 늘면서 민수시장 혼탁 우려
제품안전협회 시판품 조사 의뢰해 초기부터 질서 잡아야

IEC에 부합화된 새로운 KS규격의 주택용 차단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초기부터 혼탁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당장 C타입의 주택용 차단기를 필요로 하는 민수시장이 문제다.

차단기 업계에 따르면 민수시장을 중심으로 성능을 담보할 수 없는 주택용 차단기가 유통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겉으로는 주택용 차단기의 순시트립 범위(B타입, C타입, D타입)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 실제로는 D타입인 제품을 가격이 더 비싼 C타입으로 표시했거나 C타입이면서도 성능을 보장할 수 없는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계통구조에 따라서는 전원 측과 부하 측에 어떤 형태의 제품을 적용하든지 보호협조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초기부터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은 시장선점을 위해 C타입 출시를 서두른 것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 C타입 주택용 차단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데 있다.

차단기가 낮은 암페어에서도 트립 되려면 규격화된 제품 공간 안에 더 많은 부품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D타입보다 C타입, C타입보다 B타입이 구조도 복잡하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사실 제품안전협회 산하 배선기구협의회가 지난해 말 주택용 차단기 보급 유예를 정부에 건의한 것도 C타입 차단기 개발이 쉽지 않은 현실적 이유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차단기 업계 관계자는 “규격화된 제품 안에서 순시트립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국제표준에 부합화된 KS규정은 단락시험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오동작이 발생해 사고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다.

현재 C타입 주택용 차단기 시장관리가 허술한 상황에서 LH 등 공공건설사와 민간건설사에서 본격적으로 C타입을 사용할 내년이 되면 더 큰 혼란이 올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 전기안전공사 등은 주택용 차단기 보급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2017년 1월 1일 이전에 건축법에 따른 허가 등을 받은 경우에는 기존 차단기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올해 1월 1일 이후에 허가받은 아파트 등 건축물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C타입을 적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인증을 받은 주택용 차단기와 판매를 위해 양산된 주택용 차단기가 과연 동일한 성능을 보이느냐의 여부”라면서 “적절한 시점에 제품안전협회 등에 의뢰해 시판품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차단기 시장은 엉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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