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공공기관의 합동채용이 확정됐다.

기획재정부는 6일 46개 공공기관을 7개 분야 15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동일한 날짜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합동채용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기업은행,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4개 정책금융사와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항만 등 항만 4사가 등 총 8곳의 공공기관만 합동채용을 진행해 왔다.

이번 합동채용으로 인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필기시험이 같은 날 치러지는 것을 빗댄 'A매치데이'가 확대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합동채용을 실시할 7개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11개), 에너지(11개), 정책금융(10개), 보건의료(4개), 농림(3개), 환경(3개), 문화예술(4개) 등이다. 기관의 자율참여 원칙 하에 한국전력공사 등 38개 기관의 추가 합류도 결정됐다. 한 개 그룹에는 2~7개 기업이 소속될 것으로 보인다.

SOC분야는 공항, 철도, 도로, 항만 등 4개 그룹으로 세분화한다. 에너지 분야 역시 전기, 발전 등 4개 그룹으로 나뉜다.

전력공기업의 경우 한전과 한전KPS(10월 28일) 남부・서부・동서발전(11월 11일), 한수원・남동・중부발전(11월 18일)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기재부 측은 일부 수험생의 중복합격에 따른 타 응시자의 채용기회 축소를 방지하고,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동채용 실시의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합동채용이 응시기회의 급격한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시험을 보는 기회 자체가 박탈될 수 있다는 비판이 높다. 정작 취업준비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용제도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수험생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응시기회가 과도하게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별로 시험일자를 나누고, 나머지 230여개 기관은 개별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가 합동채용 확대 시행 첫해임을 감안해 수험생들의 다양한 응시기회를 보장하는 방법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상위권 취준생들이 주요 공기업 채용을 독식하는 구조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SOC공기업을 준비하는 한 취준생은 "취준생들 사이에서 서류나 필기시험 통과를 승, 패로 나눠 표현한다"며 "물론 실력차가 있겠지만 누구는 전승, 누구는 전패하는 사례도 많았는데 다른 의미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A매치' 기간에 분산되는 합격 유력 상위권 취업준비생의 분산이 다른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어느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도 취준생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보다 내실있는 정부의 채용정책을 기대해본다. 결국 취업준비생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정책 너머에 있는 취업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 달성에도 이 합동채용이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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