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국회의원
한정애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제시했던 ‘사람중심사회’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면서 뒤따른 변화의 기대도 한층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정부출범과 달리 인수위 과정 없이 곧바로 정부 운영에 착수했다. 따라서 새 정부 5년간 국정운영 설계방안을 마련할 별도의 기구가 필요했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자문위)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됐다.

국정자문위가 5년 동안의 국정운영의 중장기 로드맵을 그린 기준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국정방향·목표수립 체계의 구성’과 ‘국민의견수렴’이 그것이다. 국정방향의 뼈대를 만드는데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의미다.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운영한 광화문1번가에 16만 여건의 국민 제안이 접수됐고 홈페이지 방문자도 79만 명을 넘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실행해야할 개혁과제의 본질이 국민이 만든 촛불혁명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의미다.

1,700만 국민이 참여한 촛불혁명과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일관된 국민적 요구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의 구현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크고 작은 개혁과제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개혁은 변화를 인위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기에 진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개혁의 당위성에만 집중하다보면 숙성되지 않은 개혁이 기존 기득권 세력과 마찰하여 개혁의 추동력을 상실할 위험성도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성공적인 개혁성과를 거두기 위해 국정자문위는 촛불민심으로 정권을 바꾼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그 본질에 집중했다. ‘국민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이 지금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했다. 개혁의 숙성과정인 것이다.

국정자문위는 지난 70여일 동안 90여 차례 부처 업무보고, 200여 차례 간담회와 세미나, 분과 간 회의 등 총 500여 차례 토의를 했고 국민인수위를 통해 접수된 15만여 건의 국민 제안을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무엇보다 수차례의 토론회, 간담회, 현장방문 등을 통해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 정책입안 주체의 입장을 수렴하는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공무원이 만들고 현장에 일괄 적용시키는 일방통행식 정책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나라다운 나라’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뜻과도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정자문위는 이러한 2달반 가량의 활동을 마치고 5대 국정목표와 20대 국정전략, 100대 국정과제(487개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국정과제 하나하나가 꼼꼼한 의견수렴을 거치고 현실성을 고려한만큼 문재인 정부 5년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탄생한 국정과제들은 적폐청산, 국민주권적 개헌,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 등 촛불민심이 강력히 요구한 정부와 권력기관의 변화를 가장 먼저 제시했다.

아울러 소득주도 성장, 공정한 시장경제,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경제, 4차 산업혁명, 창업육성 등 경제분야도 충실한 개혁과제를 담았다. 또한 포용적 복지국가,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 및 교육,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 차별없는 공정사회, 자유와 창의기반의 문화국가 등 사회분야도 꼼꼼히 구성했다.

동시에 자치분권, 국가균형발전, 농어촌 지원, 책임국방, 한반도 비핵화, 주도적 외교전략 등 대한민국 각 분야의 개선점을 총망라했다.

국정과제의 지향점이 적폐를 청산하고 불합리와 불공정을 바로잡는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지만 지난 세월동안 켜켜이 쌓인 적폐를 일거에 해소하리라는 것은 무리한 희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신호탄을 쏘고, 이를 안정단계에 올려놓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이것으로 매우 큰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공은 국회와 국민에게로 넘어왔다. 국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실행을 꼼꼼히 점검하고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개혁의 걸림돌을 치우는데 손을 보태고, 개혁의 추동력이 약해질 때 등을 밀어주어야 한다.

이미 국민께서는 유례없는 역대 최고의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충실한 개혁추진으로 국민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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