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법안에 트럼프 대통령 서명하며 시장 경쟁 촉발

유럽 가스 시장을 놓고 러시아와 미국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복수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산 가스의 대 유럽 수출용 가스관 사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미국의 신규 대 러시아 제재 법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유럽 가스시장을 차지하려는 러시아와 미국의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러시아 가즈프롬은 유럽 가스시장의 지배적 공급자다. 막대한 매장량, 낮은 생산비용,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송 등 이점을 바탕으로 LNG공급과 비교해 유럽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액화 및 수송, 재기화(re-gasification)의 과정을 거치는 미국산 LNG와 비교하면 가격 측면에선 분명 경쟁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의 가스수요 605 bcm 중 자체 생산(PNG)은 254bcm(42%)이었고, 가즈프롬(PNG)이 247bcm(41%)으로 뒤를 이었다, LNG 공급은 52bcm(9%)이었다. 최근 영국과 네덜란드의 자국 가스생산이 감소하면서 유럽의 가스 수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독점적 공급에 반기를 드는 폴란드 등 친나토성향의 일부 중부유럽 국가에서 러시아산 가스외의 공급선을 모색하면서, 상황에 따라 러시아산 가스보다 더 비싼 가격도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타나고 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유럽의 가스 자체 생산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서 대러 제재로 유럽의 안정적 가스 공급이 보장받지 못하면 해당 지역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정치적으로 촉발된 경제적 제재가 결국 최종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드스트림2 건설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시도는 불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러 PNG가 미 LNG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가즈프롬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산 천연가스의 미국 내 시장가격은 MMbtu당 2.85달러다. 액화, 수송, 재기화 비용 등을 포함하면 유럽에 도착할 때 가격은 약 6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즈프롬의 가스 공급가격은 MMBtu당 5달러다.

가격 외에 다른 요소가 러시아-미국 간 경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콜롬비아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LNG가격이 PNG보다 비싸지만 가즈프롬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가격 경쟁과 가격 유지를 위한 공급량 축소 중 양자택일하는 입장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즈프롬이 유럽 가스 시장에서 점유율 유지정책을 선택한다면 향후 치열한 가격경쟁에 따른 수익감소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가 유럽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PNG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LNG는 가스시장에 유연성과 경쟁을 증가시켜 가스가격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이며, 러시아-미국 간 가스 전쟁의 최종 수혜자는 결국 유럽소비자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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