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삼정KPMG 본부장
김성우 삼정KPMG 본부장

드라마 대장금과 태양의 후예가 한류를 타고 K뷰티, K푸드 등 각종 연관산업 돌풍을 일으키며 해외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기후산업을 한류에 태워 K에너지 및 K도시 등 개도국 인프라산업 돌풍으로 연결시켜 해외 신산업을 개척하는 것이 K기후다.

즉, 한국의 기후관련 정책 및 기술을, 건설 및 금융 그리고 IT산업 등과 연계하여 해외에 수출하자는 의미다. 가령, 다른 개도국처럼 파키스탄도 파리협약으로 인해 탄소배출 집계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필자가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발견했던 것은, 탄소배출 집계시스템을 위해서는 이보다 우선 국가 통계시스템부터 갖추어야 이는 IT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은 탄소배출집계시스템 수출은 물론이고, 여기에 선행되야 하는 국가 통계시스템 구축 및 IT 인프라를 수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국이 IT 강국이자 빠른 발전의 상징이다 보니 개발도상국의 신뢰가 대단히 높다. 이런 신뢰를 발판 삼아 기후산업 건설 및 IT와 연계하여 해외 신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 K기후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과연 탄소감축 및 기후적응 사업인 기후산업이 우리의 신산업으로 육성될 만 한가?

2016년 말 모로코에서는 제22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렸다.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된 후 첫 총회인데, 탄소감축계획 및 기후투자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중에서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기후투자 약속이고 이 투자의 중심에 우리나라 송도에 본부를 두고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선진국은 2020년부터 최소 100조원 이상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할 것이고, 이미 12조원을 확보한 GCF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송도에서 녹색기후기금(GCF) 제17차 이사회가 열렸고, 지금까지 총 43개 프로젝트가 투자승인 되었다. GCF가 승인한 금액만 약 2.5조원에 달하고 올해말까지 추가로 수조원의 추가투자를 승인할 예정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무상공여 및 저리대출로 지원하는데, 민간이 제안하고 GCF가 투자하는 프로젝트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신사업 기회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둘째, 상술한 투자 대상분야는 에너지효율개선, 태양광발전, 물관리, 기후정보제공, 농업지원, 제방건설 및 식수 등으로 인프라, 기상, 농업, 토목 등 우리 기업이 이미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효율은 지난 40년간 원가절감을 위해 그 기술을 축적해 왔고, 태양광발전 및 물관리 등도 일부 기업은 이미 오랜 노하우가 축적해왔다. 또 IT를 접목한 기후정보체제 및 새마을운동과 연계된 농업 기술은 개도국이 한국으로부터 최우선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분야들이다.

이렇듯 기후산업은 주로 개도국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나라가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해오면서 경험을 축적해 온 분야로서 신재생에너지에만 국한된 분야가 아니기에, 새로운 신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금 여러 가지 악재에 둘러 쌓인 한국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 지고 있다. 이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을 하지 못하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구축이 필요하고 좋은 대안들 중 하나가 기후 투자이다.

필자가 2016년 아시아개발은행이 주최하는 클린에너지포럼에 연사로 참여했을 때 태국의 폐기물자원화 사업주가 한 말이 머리에 남아 있다.

“폐기물자원화 사업에 오스트리아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너무 비싸고 중국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불안하다. 한국기술이 적당할 것 같은데, 소개 좀 해 달라.”

신재생에너지를 지향하는 우리정부의 투자와 송도에 위치한 GCF의 12조 원의 투자가 우리기업의 신산업 선점을 위한 마중물이 되어 IT강국을 잇는 K기후의 발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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