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직류전원 복합고장 실시간 감시장치' 개발
안전사각지대 원천 차단…남동발전 R&D 과제평가에서 ‘아주 우수’ 등급

지난 2012년 3월 보령화력1호기 지하 케이블 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90일간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고가 있었다. 또 2014년 7월엔 부산지하철에서 추진 장치 과전류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부상당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발전소와 산업설비, 국방·철도 등 국가 중요시설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막대하다.

때문에 이들 설비에는 일반적으로 차단기와 보호계전기, 접지고장 검출장치 등이 설치돼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하지만 직류전원 계통에 직류용이 아닌 교류용 차단기를 사용하고 있어 직류계통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전혀 동작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 보호 장치로 별 소용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야말로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런 안전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화제다.

그 주인공은 전기안전 자동제어 전문기업 디지털파워넷(대표 소병수). 디지털파워넷은 최근 한국남동발전(사장 장재원)과 함께 R&D과제로 직류전원 복합고장 실시간 감시장치(제품명 DC CFM)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지난 7월 6일 연구개발과제 최종평가에서 ‘아주우수’ 등급을 받아 삼천포화력에 20대를 시범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발전소 등 직류전원에 설치된 접지고장 검출장치는 교류전원(AC)을 인가해 회귀신호를 이용하여 접지결함 여부만을 검출하는 게 고작이어서 과부하, 접촉불량, 합선, 절연열화 등으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없는 게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파워넷이 새로 개발한 직류전원 복합고장 실시간 감시 장치는 DC 결함신호 신호해석 분석기법을 적용해 접지결함뿐만 아니라 과부하, 전압강하, 직렬결함(접촉불량), 병렬결함(합선), 절연열화 상태를 포함해 전원의 건전성을 실시간으로 원격 감시할 수 있고, 모니터 상에서 이상 유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디지털파워넷은 그동안 외국제작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급탄기 및 제어시스템, 발전소 계측제어시스템, 전기집진기 자동제어시스템, 보일러 튜브누설 감시시스템, 보일러 노내 온도분포 감시시스템 등의 제품을 국내 발전소와 석유화학공장, 철강공장 등에 납품해 왔다.

하지만 한전 출신의 소병수 대표가 10년 이상 전기안전 관련 연구를 수행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이 더해지면서 결국 직류전원 복합고장 실시간 감시 장치를 개발하는 성과를 이뤘다.

국내에서는 처음 개발된 제품인 만큼 마땅한 시험기준도 없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공동으로 시험규격과 방법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소 대표는 “전기안전 사각지대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를 보면서 이러한 전기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실시간 감시장치를 개발하게 됐다”며 “이번에 개발한 직류전원 복합고장 실시간 감시장치인 DC CFM은 단순히 감시기능뿐만 아니라 결함상태와 안전도를 수치화해 근무자가 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 설비사고와 전기화재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류전원은 제어전원, 기기 구동전원, 비상전원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에도 사용범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삼천포화력에 첫 시범 설치된 만큼 앞으로 석탄화력, 원자력, LNG복합, 태양광, 수력 등의 발전소와 송전, 변전 및 배전분야, 직류전원을 사용하는 산업시설, 다중이용 시설, 공항, 병원, 군부대, 철도 등에도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 대표의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금은 DC CFM이 감시 기능에 머물고 있지만, 차단 기능까지 연계된 제품을 구상중이다. 또 교류를 사용하는 가정의 세대 분전반과 건물의 분전반에 적용이 가능한 전기안전 사각지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기화재 예방을 위한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며, 앞으로 전기화재 점유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어 전기화재로 인한 고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이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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