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창조 실현’
취미로 시작, 업무까지 연결‘두토끼’잡아

신성이엔지의 3D프린터 동호회 소속 이근형 과장(왼쪽부터), 김용섭 과장, 이채린 사원, 이한솔 사원이 자신들이 3D프린터를 통해 만든 아이디어 물건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3D프린터 동호회 소속 이근형 과장(왼쪽부터), 김용섭 과장, 이채린 사원, 이한솔 사원이 자신들이 3D프린터를 통해 만든 아이디어 물건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 자신이 상상한 물건을 디자인하고 설계해 실제 모형과 비슷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어떨까. 일종의 DIY(Do It Yourself) 개념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회사 내에서 주어진다면 이것도 일종의 복지에 해당할까.

사람마다 만들기 원하는 물건은 다양하다. 그때마다 모든 것을 다 만들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것은 바로 ‘3D프린터’. 신성이엔지에는 고가의 3D프린터를 이용해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그냥 취미생활로 끝내기엔 아쉬웠던지 이를 업무와 연결시켜 창조를 실현하고 있다.

기자는 최근 신성이엔지의 ‘3D프린터 동호회’ 사람들을 만났다. 3D프린터 동호회는 회장인 김용섭 제조설계팀 과장을 비롯해 이근형 과장, 이한솔 사원, 이채린 사원(생산기술팀) 등 용인공장 직원들을 주축으로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2년전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3D프린터 동호회는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김용섭 과장은 “이 회장님이 3D프린터나 드론 등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 동호회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며 “2명으로 시작된 동호회가 이제는 12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당초 1대에 불과했던 3D프린터는 산업용을 포함해 4대로 늘었고, 사양도 점점 최신형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만 해도 대략 5억원에 이른다.

김 과장은 “처음에는 자사 제품샘플을 시험 삼아 만들어 보고자 3D프린터를 이용했지만 점차 활용성이 커지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미얀마 대사가 회사를 방문했을 당시 3D프린터로 아웅산 수치의 흉상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줬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용인공장 사무실 한 쪽에는 사람 키 높이의 독일 스트라타시스(Stratasys) 모델(산업용)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 옆에는 중급용(1대)과 일반용(2대) 3D프린터가 자리하고 있다.

맞은편에는 3D프린터로 만든 개성 넘치는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컵홀더, 등기구, 노트북 받침대, 건전지함, 핸드폰 거치대 등 생활 속 편리함을 해결한 아이디어 물건이 많다.

동호회 회원이면 누구나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3D프린터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으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동호회에 관심이 없었지만 3D프린터로 만든 신기한 물건들을 써보면서 점차 끌리게 됐고, 이제는 취미로 많은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근형 과장은 앞으로 3D프린터를 이용한 ‘명함꽂이’ 만들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에 입사했다는 이한솔 사원은 “회사에 3D프린터 동호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3D프린터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재밌고 유용한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또 동호회는 단순히 취미활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생산성 개선에도 영향을 주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김 과장은 “자사의 FFU에 들어가는 팬 모형(플라스틱)을 3D프린터로 만들어 시제품 테스트에 활용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팬 모형(금속)을 외주를 통해 사용해왔지만 3D프린터로 만든 제품도 시제품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어 비용절약 등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기술동향과 트렌드 파악을 위해 정기적으로 회원들과 함께 국내외 전시회를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이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진다.

동호회 활동과 관련해 회사에 건의할 사항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과장은 “더욱 효과적인 업무향상을 위해 금속을 소재로 한 3D프린터가 필요할 것 같다”며 “취미와 업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동호회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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