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공학박사
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공학박사

2001년 미국 국립 공학원(US National Academy of Engineers)은 20세기 공학분야 업적으로 제시한 자동차, 비행기, 전화, 우주선, 인터넷 등을 능가하여 최고의 공학분야 업적으로 전기를 선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전기는 주로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되고 원거리 수요지까지 복잡한 송전망에 의해 수송되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이러한 대규모 전력 공급 및 수송의 원활한 운영 역할을 하는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Energy Management System) 에서는 전력계통운영을 위한 주요기능으로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발전 응용프로그램, 송전망 응용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전력계통운영자(Dispatcher)의 훈련, 교육 및 응용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DTS(Dispatcher Training Simulator)를 갖추고 있다. 전기의 특성상 저장성이 부족한 이유로 실시간 전력의 수요 공급을 일치시키는 기능은 가장 핵심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신네트웍으로 구성된 EMS에서 매 2초 또는 10초주기 데이터 취득을 통한 전력계통 감시, 해석, 운영, 계획 기술은 주요 기능에 해당된다.

1965년 발생한 북미대정전이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가 컸던 만큼 공학적 알고리즘에 의한 전력계통운영 필요성 대두로 EMS 개발 및 계통운영에 EMS 활용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9.15 순환정전 당시 EMS와 계통운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바 있다. EMS에서는 1년 365일 매 순간순간 전력 수요와 공급 일치를 통한 일정 범위의 주파수 유지, 전력설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일정범위 전압 유지, 송전망 과부하 해소를 주요 임무로 하고 있으며 대규모 전력공급의 경제적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수요지로의 공급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전력계통운영자는 EMS를 활용하여 평상시 뿐만 아니라 전력설비 사고 또는 고장시 정전 또는 부하차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규모 송전선로 또는 발전소 등의 상정고장에 항상 대비한 실시간 운영을 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대규모 정전 방지를 위한 고장파급방지장치(Special Protection System)를 계통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50년이상 지속되어온 이러한 전통적인 EMS 운영이 최근 급격한 전력산업 환경변화에 따라 도전적인 기술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1) RTU 에 의한 데이터 취득에 기반한 전력망 해석 및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초당 60회 데이터 취득이 가능한 시각동기기반 위상데이터취득장치(Synchrophaor a Synchrophasor 또는 PMU(Phasor Measurement Unit)) 데이터의 계통 운영 활용 및 관련 응용프로그램 개발

2) 신재생발전의 대규모 도입에 따른 계통운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 발전 감시 및 운영, 신재생 출력 급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 있는(Flexible) 발전기 운영, 신재생 출력불확실성에 대응이 가능한 ESS(Energy Storage system) 운영, 신재생발전 예측, 전기차 보급확대 대비, 대규모 신재생발전 확대에 따른 저관성 시스템 운영을 포함한 계통운영 안정화 기술 개발

3)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FACTS(Flexible AC Transmission System) 등 전력전자기술 기반의 신 전력설비 도입에 따른 해당설비 모델링, 계통해석, 협조제어를 포함한 전력계통 최적 운영 기술 개발

4) 전력 피크대응과 전력 수요 공급 일치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과 같은 수요측 급전기술 고도화 개발

5) 대규모 전력망 운영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고속연산과 고성능 응용프로그램 개발

6) 다량의 전력계통 정보 시각화 및 전력계통 상황인식 시스템 또는 응용프로그램 개발

7) 사이버(Cyber) 보안 등 보안 강화 기술 개발

8) 빅데이터(Big Data) 분석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응용프로그램 개발

9) 점차 지능화 되고 있는 변전소자동화시스템(Substation Automation System)과의 데이터 연계에 의한 운영 기술 개발

10) 현재 송전과 배전의 경계가 점점 약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송전과 배전의 데이터 공유 기술을 적용하여 송전망 운영 효율성 강화가 가능한 배전관리시스템(DMS, Distribution Management System), 마이크로그리드 연계 운영기술 개발

10) 가스 및 송전망 결합 국가간 연계 시스템 운영 기술 개발

11) 재해재난, 사이버 테러에 따른 전력망 마비, 전계통 또는 지역 정전에 대비한 전력망 복귀력(Resiliency) 확보 기술 개발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도전적인 기술적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산학연의 새로운 EMS 관련 기술 및 연구 개발에 대한 활발한 기획과 참여, 기술적 과제를 포함한 EMS 관련 분야의 여러 국내외 사업 발굴에 따른 EMS 생태계 구축과 전문 인력 유지, 다수의 새로운 도전 분야에 대한 국내 계통운영 전문가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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