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간 신뢰쌓기에 이만한 스포츠가 없죠"

힘과 지구력, 민첩성에 더해 강인한 마음까지 필요한 스포츠 ‘클라이밍’.

높은 산의 정상을 노리기 위한 암벽등반은 어쩌면 두려움을 동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의 몸에 매어진 생명줄에 기대, 함께 등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와 믿음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진다.

설립된 지 2년이 지난 ‘LH 클라이밍 클럽(회장 조휘만)’은 이 같은 의미에서 사내 직원들 간의 신뢰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등반활동을 함으로써 서로를 잘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상호 간의 믿음이라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15년 5월 결성된 LH 클라이밍 클럽은 6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동호회다. LH에 조성된 인공 암장에서 매주 2회 볼더링 연습과 월 1회 정기모임을 가지며 체력을 키우고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사내 산악회 등 동산 동호회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클라이밍 동호회는 그렇지 않다. 암벽을 타기 위한 장비도 마련해야 하고, 무엇보다 암장 혹은 산악에서 고소에 매달려야 한다는 공포심을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LH 클라이밍 클럽에 가입한 뒤 첫 걸음 역시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일이다. 높은 곳에 오르게 되면 두려움 탓에 몸이 경직되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생각에 온 몸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간다. 이 탓에 근육이 피로를 쉽게 느껴 평소라면 가볍게 등반할 수 있는 코스도 포기하게 되는 일이 잦다.

LH는 안전벨트, 자일 등 안전장비와 빌레이어로 불리는 확보자와 함께 반복적인 추락 연습을 실시한다. 낮은 위치에서부터 조금씩 수위를 높여가며 두려움을 이겨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등반경험이 많고 능숙한 클라이머가 빌레이어 역할을 맡기 때문에 신규 회원들이 믿고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게 LH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료들과 함께 공포심을 이겨내는 과정은 공기업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를 해소하고 상호 간 신뢰를 쌓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클라이밍은 볼더링처럼 맨손으로 하는 종목도 있지만,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톱로핑도 있다. 톱로핑은 빌레이어가 설치한 확보물에 로프를 통과시키면서 안전하게 등반하는 방법을 말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빌레이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울러 클라이머들이 자신의 생명줄을 맡고 있는 빌레이어를 믿는 것도 톱로핑에서 성공적인 등반을 위한 필수요소다.

LH 클라이밍 클럽의 강점은 본사에 실내 암벽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또 본사 인근의 진주종합경기장에 구축된 실외 암장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LH 클라이밍 클럽은 다음달에 개최될 예정인 진주시장배 볼더링 대회의 첫 출전을 목표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워낙 숨은 실력자들이 많이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대회 참가를 통해 쌓은 실력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LH 클라이밍 클럽의 총무를 맡고 있는 전재균 과장은 “히말라야 촐라체에서 사고를 당했지만 기적적으로 생환한 박정헌 산악대장님(LH 클라이밍 클럽 지도강사)은 자일을 끊고 혼자 살 순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 절대 자신을 빌레이어에게 맡길 수가 없기 때문에 회원들과 끈끈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아울러 스포츠 클라이밍은 남녀노소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만큼,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건강한 땀을 흘릴 LH 직원들의 도전정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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