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사회해체의 단계다. 우리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해하고 있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얼마 전 뜨거운 호평 속에 종영한 한 TV 드라마에서 모든 사건을 설계한 ‘빅 픽처’가 자살하며 남긴 유서 중 일부다. 부정부패에 대해 묵직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정의’를 묻고 있는 이 대사는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진한 여운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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