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여름휴가를 떠났으니, 휴가 피크기간이 분명해 보인다.

7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출국한 여행객수가 20만4000여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역시 휴가는 떠나야 제 맛인가 보다.

떠나길 해야 하는데 언제 떠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최근에는 휴가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여전히 7월 말부터 8월 초를 가장 선호한다. 대부분의 학교와 학원이 방학을 하는 이유에서다.

반면 여행비 절감을 위해 성수기를 피해 비수기 휴가를 준비하는 이들도 크게 늘어났다. 항공권의 경우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9월 이후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들도 많아졌다.

동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크리스마스나 명절연휴 등을 끼고 연차를 몰아쓰는 이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단물만 쏙 빼먹는다는 의미에서 ‘체리피커’로 불린다.

무두절(無頭節·상사 없는 날)을 즐기기 위해서 상사의 휴가일만 피해 휴가를 가면 된다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적으로 2주 이상 휴가를 쓰도록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반면 고지식한 직장문화로 인해 여전히 죄짓는 기분으로 휴가를 떠나는 이들도 많다.

이와는 별도로 올해도 휴가와 관련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기업 535곳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실태를 조사할 바에 따르면 종업원수 300인 이상이 평균 4.9일로 300인 미만 기업(4.2일)보다 길었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도 300인 이상은 75.3%인 반면 300인 미만은 67.2%에 그쳤다.

휴가비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체크바캉스’ 도입이 관심을 끈다.

이 제도는 프랑스의 체크바캉스제도를 참고한 것으로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각각 일정 금액을 함께 적립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 기금으로 휴가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이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했으나 참여기업 부족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시범사업 결과 체크바캉스에 참여했던 직원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휴가기간이 2.1일 늘어났고 비용도 더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체크바캉스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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