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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객석)고리1호기 강제 퇴역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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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가 강제퇴역 당했다. 기술성과 경제성 안보성 등을 정밀히 평가하여 결정된 것이 아니고 정치적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그 이유도 불분명하다. 더구나 40년 간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 왔는데 훈포장을 주지는 못할망정 퇴역식 현장에서 탈원전 선고를 내렸으니 퇴역하자마자 사형선고를 받은 꼴이 되었다.
고리1호기는 1971년 착공, 1978년 완공한 우리나라의 최초 원자력발전소이다. 고리1호기 덕분에 1979년 제2차 석유파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80년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전력수요를 공급할 수 있었다. 더구나 비슷한 시기에 비등경수로를 도입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비해 우리는 가압경수로를 선택해 안전성면에서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1호기를 통해 양성된 인력들이 후속호기 건설 및 운영의 주역이 됐으며 2009년 UAE에 원전을 수출함으로써 경쟁 국가들이 두려워하고 부러워하는 원자력 강국으로 부상하게 만들었는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됐다. 이번 탈원전 선포가 왜 어처구니없는 조치였는지 살펴본다.
첫 번째는 원자력발전의 세계적 추세를 따른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고리1호기와 같이 40년 운전한 발전소 중 96%인 161기는 지금도 계속 운전하고 있으며 원전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와 일본도 탈원전 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석유, 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조차 원전을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에너지원을 수입하는 나라에서 준국산에너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에너지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에너지정책을 바꾸려면 당연히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숙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거공약 사항이기에 절차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도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선거공약 중 일부가 파기되었고 앞으로도 모든 선거공약을 다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결론을 강요하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세 번째, 논리의 완결성도 부족하다. 연설문에서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강조하기위해 후쿠시마 사고로 마치 1368명이 사망했다고 표현했지만 실제로 이 수치는 지난 5년 간 대피생활 중 질병이나 건강악화로 사망해 조위금을 받은 숫자인 것이며 그중 95%가 60세 이상이고 66%가 80세 이상인 사실을 감추었기에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의아해 하고 있다. 또한 지진의 위험성을 강조해서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지만 전 세계에서 지진으로 직접적인 문제가 되었던 원전이 없다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네 번째,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전 세계에서 목표공기를 지키며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우리의 원전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체코 등에서 우리나라 원전을 수입하려 하고 있고 지난 4월 그레그 클라크 영국 비즈니스·에너지·산업부 장관이 방한, 한국의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참여를 요청했는데 사기업도 대통령의 뜻을 거스리기 어려운 한국적 상황에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정부가 오히려 일자리 창출을 막게 됐다.
마지막으로 국민 통합 측면에서도 실패하고 있다. 탈원전은 정부가 수립, 시행하는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전문가의 토론을 통해 반영하면 되는 것인데 꼭 원자력 종사자들을 모아놓고 선언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선언식이 필요했다면 고리1호기 퇴역식이 아니라 탈원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 앞에서 하면 되는 것인데 꼭 그렇게 전 국민에게 중개되는 자리에서 원자력 종사자를 모아놓고 선포했어야 했는가? 원자력 종사자도 이 나라의 국민인데 원자력을 적폐세력으로 취급하며 그들의 자존심을 짓밟아야 했을까? 부모와 처자식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해 어떤 유익이 있단 말인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묵묵히 그 연설을 들었을 수밖에 없었던 원자력 종사자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국민통합을 이루어 갈지 의심스럽다.
공자는 일찍이 과이불개(過而不改)면 시위과이(是謂過矣)라 했다. 즉,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정말 잘못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편향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청와대가 되었으면 한다. 세계적인 추세를 직시하고 절차적으로 흠결이 없는 방법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어 가는 문재인 정부가 되려면 원전정책을 반드시 재검토해야한다.
작성 : 2017년 06월 28일(수) 18:43
게시 : 2017년 06월 30일(금) 09:49


박상덕 수석연구위원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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