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설비 일원화.효율화 통한 비용절감 목적

일본의 호쿠리쿠·간사이·주부전력이 송·배전설비의 연계를 강화한다.

송배전설비의 운영 효율을 향상시키는 한편 2020년 4월 실시예정인 발전·송전 분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닛케이신문, 주간다이아몬드 등 일본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들 3개 전력회사는 중복설비의 일원화를 통해 전력의 일별 상호융통에 착수한다.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광역 전력수급조정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송배전부문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사는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전력계통이 상호연계돼 있어 지금까지 송·배전설비의 보수 작업의 위탁이나 재해 복구시 상호 지원 등 협력을 진행해 왔다.

실제로 3사의 사업지역인 호쿠리쿠, 주부, 도카이 지역에는 각 사의 송배전설비가 혼재돼 있어 중복투자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쿠리쿠전력의 사업지역에는 간사이전력의 발전소(29개)와 송전선(약 550km)이 있다. 주부전력의 송전선(약 18km)도 설치돼 있다.

3사는 일단 향후 노후설비 교체 시 통폐합과 공용화를 추진해 설비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수요 감소 등으로 전력공급이 과잉되고 있는 지역의 일부 송전선은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실시된 전력소매시장 전면 자유화로 인한 소비자 이탈 등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감축도 호쿠리쿠·간사이·주부전력이 송배전부문 연계에 나선 이유로 지목된다. 특히 주부전력과 호쿠리쿠전력은 화력발전비용이 증가해 송배전부문의 효율화를 통한 비용감축이 급선무다. 호쿠리쿠전력은 지주회사로서 발전·소매부문을 담당하고, 송·배전부문은 별도회사가 담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간사이전력은 원전 재가동을 통해 요금인하를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 전력회사의 송·배전부문 연계 강화가 향후 전력부문 재편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도쿄전력은 지난 5월 2020년 다른 전력회사와 공동 사업체를 설립해 지역 구분 없는 송배전 네트워크 구축을 도모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전국의 송배전설비를 통합해 일괄 운영하면 총 1200억엔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란 추정치를 제시하며 전력부문 재편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타 전력회사들은 도쿄전력과 제휴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21조5000억엔에 달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배상, 제염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다 도쿄전력은 현재 국가 관리하에 있는 사실상 국영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3개 전력회사가 도쿄전력을 제외하고 연계에 나선 것도 3개사와 도쿄전력의 공급지역이 멀고, 주파수가 다르다는 점 외에 도쿄전력을 배제한 별도의 전력수급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정부의 산업 재편 압력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닛케이신문, 주간다이아몬드 등은 전했다.

또 경기부진과 인구감소 등으로 전력수요 감소가 전망되고 전력소매시장자유화로 새로운 전력사업자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 각 사의 전력판매량은 감소 추세에 있어 향후 주요 전력회사 간 연계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는 계획에 따라 전력회사 간 전력을 융통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별로 전력을 융통한 적은 없었다. 현재 송배전 연계를 위한 기술적 검토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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