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공사협회  임명수 인적자원개발위원회/대리/BIM(Revit MEP)강사
한국전기공사협회 임명수 인적자원개발위원회/대리/BIM(Revit MEP)강사

2017년 6월 11일, 산업수요 중심으로 인적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영국의 우수사례를 조사하고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산업인력 양성분야를 국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보다는 민간에게 많이 의존하여 한국과는 대비된 인력양성의 역사를 보이고 있다. 1960년도부터 인력양성을 위한 표준과 직업자격기준, 교육훈련기준을 산업계가 주도해 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산업계 주도를 위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2015년 4월에 설립되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상황이다.

전기·에너지·자원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로서 산업계 수요와 노동시장 그리고 자격연계가 우수한 영국의 다양한 정보를 조사·분석하여 영향력 있는 기관으로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첫 번째 방문기관은 약 1만5000여명의 대규모 국립종합 대학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대학에 방문하여 영국의 교육현황에 대해 조사하였다. 대학은 한국과 달리 일반대학, 전문대학, 직업교육기관의 복합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일반 교육과정과 Work-BASE 기반 교육과정, 도제제도(Apprenticeships)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교육과정은 한국의 대학과 같으며, Work-BASE 기반 교육과정은 취직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으로 한국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같은 NOS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훈련기준도 교육훈련기관이 NOS를 원활히 적용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개발되어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교육과정은 도제제도이다. 도제제도는 취업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제도로서 NOS 기반의 직업자격체계(NVQ)에 명시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즉, 산업계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직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일과 학습을 병행하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영국에서 취업이 가능한 연령인 16세도 취업 이후 18세까지는 도제제도에 법적으로 참여하여 최소 Level3 (고등학교 수준)의 자격 갖추어야 한다. 또한, 도제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은 Awarding body라는 별도의 비영리 기관에서 평가를 받아 자격을 취득 할 수 있다. 한국의 전기·에너지·자원산업의 경우 한국전기공사협회가 Awarding body의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도제제도인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취득 가능한 NCS 기반 자격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될 시에 산업계의 요구와 부합된 기술자의 질적 역량향상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 예측되며, 담당자로서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금 느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기관은 2010년 설립되어 360개 회원을 보유한 국립 철도 기술 아카데미(NSAR)다. NSAR은 철도분야의 산업수요, 생산성 향상 등 주요 이슈를 분석하여 수요인력을 예측하고, 표준 및 자격 개발, 신규인력 모집, 분석보고서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운송수단 창출계획을 발표한 이후 부합된 인력을 산업계에 보급하기 위해 고용주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도제제도를 만들어 보급하였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정책과 산업변화, 기술변화에 대해 고용주가 먼저 인식하여 고용주 간의 협업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계에 인력을 보급하는 적극적인 산업 문화를 갖고 있다. “내 산업은 내가 챙긴다.”라는 생각을 고용주들이 인식함에 따라 인력양성 표준에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영국전기공사협회(ECA)와 영국 합동산업위원회(JIB), 교육기관(JTL)의 담당자와 합동회의에 참여했다. 영국의 전기기술자 인력현황은 젊은 신규인력이 유입되고 있지만 기존의 기술인력의 고령화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유입되지 않아 한국과 동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력수급을 해소하기 위해 ECA는 회원사 회비 외에 기부금으로 구성된 펀드와 정부기금을 활용하여 JIB와 JTL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JIB의 경우 NOS를 활용한 도제제도뿐만 아니라 미국과 호주에 견습생을 교환하는 프로그램, 한국전기공사협회의 기능경기대회와 같은 SkillELECTRIC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다만 20~22세가 주 참여 대상이며 챔피언이 될 시에 여러 기업에게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JTL은 도제제도에 참여하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National Awards를 개최하여 자격을 취득한 학생을 고용주가 격려하는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공통된 질문을 했으나 관련된 NOS와 자격이 만들어지지 않아 컨퍼런스와 회의 위주로 논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영국의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은 도제제도를 통한 자격취득으로 현장실무 능력을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법적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다. 또한 도제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유는 고용주가 업계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이 뒷받침되어 인력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도제제도인 일학습병행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과업이 산재되어 있다. 국내 정책도 선진국의 사례를 모델로 하여 점차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에너지·자원산업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지원하기 위한 깊은 고민에 입국 행 비행기에서 잠을 못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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