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작가와 만남)반극동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전기처장

“국어시간이 제일 두려웠어요. 맞춤법도 글도 엉망이었거든요. SNS에 다양한 글을 올리고 책까지 내는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모습이죠.”

반극동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전기처장은 철도전기 업계에서는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과거 2권의 책을 출간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그는 최근 ‘경부선 종착역 '부산은 따뜻하다'라는 책을 내면서 30여년 간의 생생한 직장생활 노하우를 가감없이 풀어냈다.

최근 반 처장이 펴낸 책 '부산은 따뜻하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1쇄에 찍어낸 3000부가 금새 완판되고, 2쇄 3000부도 불티난 듯 팔리고 있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하는가 하면, SNS 곳곳에서 ‘부산은 따뜻하다’ 구매자들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때는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또 직장인으로의 삶만 알지, 가정에서 아버지로서 해야 할 노릇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지 않았죠. 이런 것들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좋은 직원이 되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국어시간을 가장 두려워했던 그가 이처럼 전기인이면서도 작가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갖게 된 건 편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편지를 많이 썼다는 반 처장은 편지를 통해 글의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젊은 시절에 펜팔도 많이 했고, 군대에서 위문편지를 받으면 꼭 답장을 해서 친구도 만들었다.

1분 메일이라는 것도 몇 년을 진행했다. 매일 아침마다 좋은 글귀를 써서 코레일 직원들과 편지를 받길 원하는 지인들에게 보냈다.

1992년 아직 가정용 컴퓨터가 낯설던 시절, PC를 사서 만들었던 가족신문은 철도인들에겐 추억이다. 반 처장에 대해 얘기를 하면, 현장에서 나눠주던 가족신문 이야기가 꼭 입에 오른다.

코레일에서 근무했던 홍보실 경력도 큰 도움이 됐다. 2년여 기간을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며, 사내광고와 공익광고 등을 담당하고, 홍보에 대한 감각도 익혔다. 글을 쓰는 스킬도 이 시절 상당히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편지쓰는걸 즐겼어요. 군대에 있을 때 위문편지를 써주던 초등학생을 엊그제 만나고 왔네요. 진솔하게 편지를 나누면서 인연을 만드는 재미가 있었죠.”

지난 1982년 철도청에 입사한 그의 퇴직도 머지 않았다. 내년 6월 퇴직을 앞두고 있는 그의 바람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더 쓰고 싶다는 것이다. 부산은 따뜻하다 같은 에세이를 비롯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수험용 서적이나 그동안 이곳저곳 강의를 하며 쌓인 이야기를 담은 책도 쓰고 싶다고 했다.

“책 하나를 더 내고 싶은데, 아내가 힘들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책을 쓰기 위해 매일 같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좋은 소재 등을 기록하고 있죠. 내년 6월이면 퇴직인데, 은퇴 후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를 계획하고 있어요. 가장 큰 목표는 책을 내는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책에 담아낸다는 건 참 멋진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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