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든 산업 관통할 핵심 테마
전력산업계 중심 아젠다 제시, 신시장 창출 주도적 역할 필요”

“4차 산업혁명은 오늘날 우리 사회와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산업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또 다른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 학자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다보니 관련 논의들이 지엽적인 영역에 그치고 있는 것 같아요.”

손경종 광주광역시 자동차산업과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시장 변화가 가져올 산업 생태계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손 과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키워드로 정보통신(ICT)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산업을 열거하며 이들 기술이 상호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시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 크고, 빠른 제품으로 경쟁했던 하드웨어 중심의 시대를 넘어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지배하는 플랫폼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논의가 4차 산업혁명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부분적인 선에 그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직 소비자들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장이 없다보니 산업 생태계를 뒤바꿀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손 과장은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기반이자 핵심 테마로 ‘전기’를 첫 손에 꼽았다. 새롭게 바뀌는 모든 시장을 관통하는 유일한 주제이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산업이 바로 전력산업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IT와 빅데이터, 센서 등 여러 요소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만 저는 ‘전기’야 말로 이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18C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 사회 발전을 이끌어 온 산업화의 근간은 바로 ‘전기’였어요. 지금도 전기는 모든 산업은 물론 우리 생활 곳곳에서 혈관·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전역을 신경망처럼 연결하고 있는 전기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죠.”

이어 손 과장은 전력산업계가 플랫폼으로 경쟁하는 시대, 소프트웨어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산업화의 첨병으로 환영받았던 석탄화력과 디젤엔진, 원자력 등이 미세먼지와 환경 이슈 등으로 인해 밀려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에너지 효율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고 있는 작금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기 분야에서도 앞으로 수평적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컨대 전기자동차만 보더라도 핵심 기술인 배터리와 모터 등 모든 영역을 한 개의 기업이 책임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에요. 차량 모듈이나 센서, 전장부품 등 광주광역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역은 이 곳에서 해결하되 나머지 부분은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죠. 정부가 할 일은 이러한 시장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장(場)을 마련하고, 플레이어(기업)들이 각자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는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기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무엇인가를 해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을 이끌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 문제는 정부가 홀로 이끌어 나갈 수는 없어요. 한국전기공사협회나 한국전기기술인협회 등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관련 논의를 집약할 수 있는 협의체나 워킹그룹 구성 등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손 과장은 4차 산업혁명의 주체인 전력산업계가 앞장서서 관련 연구와 새로운 시장 창출을 고민하는 연구회나 워킹그룹 구성 등의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전력산업계가 정부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정책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기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신시장 창출을 주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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