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 개발과 함께 해저 원유 생산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심해 원유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어렵게 감산 합의까지 하면서 간신히 국제유가를 떠받쳐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 관련 시장동향조사기업인 우드 매켄지는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내년부터 심해 유전 개발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저 유전개발의 손익분기점을 이루는 유가는 2014년 배럴당 75달러였다. 그러다 올해 1분기에는 62달러로 떨어졌다. 우드 매켄지는 내년부터는 심해 유전 개발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셰일석유 개발 붐과 함께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셰일석유의 도전에 직면한 OPEC은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늘렸다. 유가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맹렬하게 원유를 생산하면서 셰일석유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작전을 펼쳤었다.앵거스 로저 우드 매켄지의 아시아-태평양 조사담당 이사는 “국제유가가 떨어질 때는 손익분기점이 높은 해저 유전 개발 계획이 우선적으로 연기됐다”며 “하지만 올 들어 해저 유전 중 최상의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석유시장이 곧 재균형을 이뤄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팔리 장관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산유국들이 유전개발 투자를 크게 줄인 탓에 향후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시티그룹은 그러나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유 공급부족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알-팔리 장관의 주장에 대해 “과장되고 오도된(overstated and misleading)것”이라고 일축했다. 시티그룹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미국 셰일석유는 계속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심해유전의 기름들도 2022년까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씩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열 더치 셀은 지난 2월 멕시코만의 카이키아스(Kaikias) 심해유전의 개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카이키아스 심해유전 개발의 채산성이 있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트랜스오션(Transocean Ltd)의 자료에 따르면 향후 3년 동안 배럴당 5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하는 8개의 심해유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니(Eni SpA)도 올 10월까지 100억 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심해유전 개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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