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계 상장사, 1분기 ‘밑지는 장사’ 로 울상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도 대부분 영업익 줄어

전기계 상장 제조사들이 매출에 비해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밑지는 장사’를 했다. 본지가 1분기보고서를 공개한 전기계 상장 제조사 31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의 2 정도가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뿐 아니라 전선업체, 전력기자재 중소기업까지 조명업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전력기자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중전 빅3’는 1분기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LS산전을 제외한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과 효성 중공업PG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최근 분사한 현대일렉트릭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27.2% 빠지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수익성 중심 선별수주와 사업구조조정의 영향 등으로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효성 중공업PG도 매출은 –9.9%, 영업익은 –45.8% 급감했다. 초고압변압기, 차단기 판매이월로 전력분야 매출·영업익이 동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LS산전은 중전 빅3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전선업체들은 대부분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반대로 감소했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며 전선 시세를 높였고, 업체들의 매출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주요 전방산업으로 꼽히는 조선·해양 시장의 위축과 시장 전반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은 나빠졌다.

대한전선과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의 매출이 늘고 영업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으며, LS전선아시아는 매출, 영업익이 동반 감소했다.

중소 제조업체들도 영업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13개 업체 중 광명전기, 선도전기, 서전기전, 제룡전기, 제룡산업, 누리텔레콤, 피에스텍, 보성파워텍, 지엔씨에너지 등 9개사는 영업익이 감소했으며, 이중 서전기전, 제룡전기, 누리텔레콤, 보성파워텍은 적자를 기록했다.

조명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8개업체 중 우리조명, 파인테크닉스를 제외한 금호전기, 필룩스, 서울반도체, 삼진엘앤디, 코콤, 케이엠더블유 등은 영업이익이 늘어나거나 흑자 전환했다.

에너지공기업은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1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3조605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조46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전기판매수익 감소, 연료비상승, 전력구입비 증가 등이 원인이 됐다.

지역난방공사도 전년동기 대비 32.8% 감소한 1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287억원으로 5.3% 줄었다. 연료비는 줄었지만 열 요금이 더 많이 줄어 영업이익 감소폭이 커졌다.

한전KPS는 1분기 수익성 높은 원전 관련 매출이 늘면서 에너지공기업 상장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9.6% 상승한 2726억원, 영업이익은 36.6% 증가한 362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태양광과 풍력 전문 기업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해외 태양광 시장의 영향으로 대부분 태양광 기업이 초라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풍력 관련 기업은 비교적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신성이엔지, 파루 등은 밑지는 장사를 했지만 유니슨은 1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등 좋은 결과를 냈다. 웅진에너지는 웨이퍼시장을 개척하며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올 1분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등 주요 대형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택경기 호황과 해외 사업장 손실 감소가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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