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남성기전(주) 대표이사
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남성기전(주) 대표이사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 것은 아마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서가 그 이유가 될 것이다. 특히 효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볼일이고 또 그것을 실천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어버이날의 유래는 1956년부터 해마다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정해 시행해오다 1973년부터 어르신들과 아버지가 추가되고 남녀평등이 강조되어 어버이날로 개칭해 효(孝)사상 앙양과 전통가족제도의 계승발전 등에 목적을 두고 현재까지 기념일로 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경로효친의 사상이 매우 진하게 사회를 뒤덮고 있었고, 그 사상을 많이 답습해 왔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문화가,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가 발달하여 충효사상이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서양문물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자유평등을 주장하는 민주주의적 사고방식이 널리 퍼지면서 전통적인 윤리규범인 충효사상은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고 부자와 군신관계의 덕목인 ‘효(孝)’와 ‘충(忠)’은 민주주의 정신에 맞지 않는 다는 이유로 없어져야할 대상이 된지 오래다.

그렇지만 충효사상은 일상생활에서 일부 바람직하지 못한 역기능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을 지라도, 사리사욕을 배제하고 공익을 위한 순기능을 찾는 것은 부모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민주사회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려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덕목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생각된다.

효를 강조한 옛 성현의 말씀과 재미있는 구전을 소개한다면,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라,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끝이니라.

즉, 효는 자신의 건강을 챙겨 부모를 걱정하지 않게 하고 명성을 높이고 섬기는 것으로 시작하여 나아가 임금을 섬기는 과정을 거쳐 몸을 세우는 데서 끝난다는 것이다. 예나지금이나 좋은 직장이나 사업체를 유지하면서 앙사부모(仰事父母)하고, 하육처자(下育妻子)하는 것은 인간의 삶의 영역에만 해당하는 인간의 전유물이며 그 실천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은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사정은 틀리지만, 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 일절에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라고 하였다. 이는 예로부터 사람이 칠십년을 살기는 드문 일이라는 뜻이고, 그도 70살을 넘기지 못하고 59세에 세상을 떠났다.

믿거나 말거나 구전되는 기로전설[棄老傳說]은 당시의 사회풍습대로 눈이 펑펑 내리는 날 70세가 된 노인을 지게에 지고 노인의 손자와 함께 산중에 가서 노인을 내려놓고 돌아설 즈음에 노인이 말하기를 “아들아 눈이오니 집에 돌아가는 길을 잊어먹지 말라고 오면서 솔가지를 하나씩 뿌려 두었으니 그걸 따라 가거라”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분이 울적하고 측은지심이 강하게 발동하여 머뭇거리고 있을 때에 함께 간 노인의 손자가 그 지게를 버리지 않고 다시 집으로 가져가려 하자 아버지가 “버리고 가면되지 왜 가지고 가려하느냐?”하고 이유를 물어보니 노인의 손자가 하는 말이 “다음에 아버지가 70살이 되면 실어내다 버릴 때 사용하려면 가지고 가야지요”하고 대답하자 아버지는 크게 깨닫고 다시 노인을 지고 집으로 돌아와 천수를 다 할 때 까지 지극정성으로 모셨으며, 그 이후로 노인을 버리는 풍습인 고려장이 없어졌다 전해진다. 이 이야기를 새겨보면 노인들은 과거나 현재나 생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조건 없는 사랑은 어버이날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도 수명이 연장되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어르신들의 복지가 많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경로우대증, 지하철 요금무료, 기초노령연금 등의 많은 노령복지정책이 있으나, 아직도 어르신들의 경제적인 문제, 의료시설 이용, 건강 관리체계 확립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사회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대부분이 노년에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이참에 노인복지정책을 강화하여 준비가 미흡한 상태로 늙어가는 어르신들이 안분지족하면서 경제활동, 운동, 건전한 취미생활 등을 형편에 맞게 선정하여 아름답고 보람 있는 노년의 생활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정부에서도 기본적인 생계지원, 노인복지 및 요양시설확충, 어르신들에게 맞는 일자리 창출·제공 등의 실직적인 방안과 정책을 수립하여 어르신들도 국가사회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당당한 구성원으로 참여시켜줄 것을 건의와 주문을 동시에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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