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랜섬웨어’ 공격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이 끝난 월요일 대부분의 기업과 공공기관은 업무를 복귀함과 동시에 아침부터 랜선을 제거한 후 부팅을 하거나 윈도우 업데이트, 보안패치를 설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도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출근 후 PC 데이터 백업과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 ‘한바탕’ 난리친 뒤에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를 암호화하거나 열지 못하게 만든 뒤 이를 ‘인질’로 삼아 몸값(ransom)을 요구하는 데 사용되는 악성 소프트웨어(software)이다.

이번에 퍼진 ‘워너크라이(WannaCry)’는 데이터 파일을 암호화하고 사용자에게 300달러의 몸값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일 내에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액수는 2배로 늘어나며, 7일 내에 지불하지 않게 되면 암호화된 파일은 삭제된다고 협박하고 있다.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몸값으로 요구하면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폐나 동전 등의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다. 2009년 ‘나가모토 사토시’라는 익명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됐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대가로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으로, PC의 자원과 전력 등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획득하는 방식을 이른바 ‘채굴’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고 온라인 공개 장부인 블록체인에 거래 내역이 숫자로만 남는다. 사용자들은 인터넷 환전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다.

특히 거래는 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익명이 보장된 개인 간(P2P)에 이뤄져 추적이 매우 어렵다. 해커 입장에선 통장으로 ‘아날로그’ 화폐를 건네받는 것보다 디지털인 비트코인이 훨씬 더 안전한 셈이다.

때문에 랜섬웨어를 이용하는 해커들의 금전 거래 수단이나 불법거래, 돈세탁, 마약거래 등 각종 범죄에도 활용돼왔다.

일각에서 비트코인의 익명성이 해커들의 공격을 부채질한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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