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 만들고 비정규문제 해결위해 정부와 정책연대 강화할 것"

공기업 기능조정, 성과연봉제도 등 지난정권의 잘못된 정책..다시 돌려놔야
4차 산업혁명 대비 노동조합의 역할 재조명...기본소득, 로봇세 등 논의

‘일자리, 비정규직, 공공기관 기능조정, 성과연봉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노동시장 플랫폼 등’ 현재 노동계가 안고 있는 현안 들이다. 유연화 된 노동시장과 첨단화된 산업구조에서 노동의 가치는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노동의 가치 회복과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문제, 양질의 일자리 문제는 80만 조합원을 두고 있는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최우선으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과제중 하나다.

19대 대선을 치르면서 한국노총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책연대를 통한 지지를 선언했다. 조합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지지후보 결정을 위한 투표를 했고, 조합원의 47%가 문재인 후보 지지에 찬성했다.

앞으로 비정규직 문제, 양질의 일자리 확대 등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의 최우선에 두고 추진하는 정책에 있어 한국노총과 연대와 협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전력·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공공분야에 뿌리를 두고 노동운동을 계속해 왔는데, 최근 공공부문의 기능 약화가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게 될 것 같아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부패한 자본보다 게으른 공공이 낫다’는 말로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잘못된 노동정책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도 도입이다.

“불법적으로 제도를 도입한것에서 부터 노동자의 해고를 쉽게하고 줄 세우기 문화를 만들려는 제도에 대해서는 정권과 연대해 제자리를 찾도록 할 것입니다. 또 민영화를 염두에 둔 공공기관 기능조정 등 친 기업적인 정부 정책은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공공성 강화 쪽으로 선회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전력, 가스, 철도, 수도 등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네트워크 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 위원장 취임후 100일이 막 지났는데,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는 무엇인가.

“숨가쁘게 달려왔다. 공약 1호가 정권교체였는데 지난 9일 선거를 통해 이를 이루었다. 100일 동안 정신이 없었다. 업무보고, 조직개편, 대선까지 100일이 3년과 같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전국을 다니면서 내부의 이견을 조율하고 한 목소리로 가기 위해 총 투표를 했다. 정치문제는 조직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한국노총의 단결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대선 방침이 필요했다. 투표 참여 조합원의 47%가 문재인 후보를 택했고,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

그동안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어렵게 만든 성과연봉제도 등 많은 노동정책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를 되돌려 놓는 것도 과제다.”

- 지난 정권에서 추진한 밀어 붙이기식 공공기관 노동정책을 정상화 해야하는데,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대선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책협약을 통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한 사안이다. 쉬운해고와 성과연봉제도 등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인 위법한 행정지침은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특성상 노정교섭이 재개 되어야 하고 이를위해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노총과 정책 협약을 통해 노동 현안을 정책에 반영하고 노동계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존중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약속을 신뢰하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 철도, 전력 등 필수 공공서비스 분야를 민간에게 개방하는 민영화 확대 정책이 꾸준히 진행됐는데, 이에 대해 노총 차원에서 대응이나 새로운 방안 모색이 있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책협약 내용중에는 에너지,자원 공기업 기능조정 및 민영화 정책 재검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 정권은 끊임없이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를 추진했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부담이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공공부분은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있다. 공공부분을 통해 소득 재분배 등의 기능도 살릴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공정책은 시장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공기업 기능조정, 민영화 등은 알짜 국민재산을 판다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 산업은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다.

공공부문의 민간개방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생활 주변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국민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고, 글로벌 경쟁시대에 좁은 의미의 성과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전 정권에서 시행해 왔던 공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히 재검토 되어야 한다. 공공정책은 국민후생에 방점을 찍고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고민해야 하며, 특정 재벌의 배를 불려주는 역할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성과연봉제도 등 잘못된 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정권은 우리경제가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노동자 때문인 것처럼 떠 넘겼다.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않고 불법을 자행했다. 노동자의 해고를 쉽게하고 노동조합을 무력화해 자본의 배만 불리려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은 돌려놔야 한다. 지난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통해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호도했다. 일자리가 생겼는지 듣고싶다.

12일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은 한국노총의 일자리 정책과 일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1만개의 공공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노총은 160만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었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총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나, 계획들이 있나.

“지난 박근혜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20차례가 넘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계약직, 인턴, 수습 등 지위가 불안한 단시간 저임금 일자리만 양산했다.

공공부문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의거해 2016년까지 공공기관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채용 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청년의무고용률 준수를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항목으로 도입해 청년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항상 일자리 양만 강조하다 보면 일자리의 질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노총은 일자리 질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다.

대통령이 첫 업무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했는데, 일자리위원회의 구성이 정부와 재계로만 된 것에 대해 일부의 우려가 있다. 노동계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핑계로 비정규직 양산, 쉬운해고 정책을 내세운 전 정권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위원장님은 오랜기간 동안 노동운동에 헌신해 오셨는데, 위원장님의 눈에 비친 노동시장(환경)관련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봤을 때는 노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정책을 만들었다. 노동부분만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정규직 아버지를 내쫓고 아들을 채용하는 형식이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가장 큰 현안이다.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많은 노동자들이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 시급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 우리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됐다. 이는 정부가 정책을 잘못 만들어서 생긴 문제다.

공공부분에서 사람 한명을 줄이면 경영평가에서 점수를 잘 줬다. 실적만 강조한 경영평가는 반드시 수정되야 한다. 공기업들은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계약직을 사용하고 이는 노동시장의 악순환을 가져왔다. 민간 부분은 위장도급, 사내하청 비일비재 해졌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시급해 펼쳐야 한다.

또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 해야한다. 정부는 뿌리산업에서 파견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 노동의 문제를 고민해야한다. 기술의 발전이 노동의 종말을 고한다고 한다. IT기술 발전시대에 노동조합과 노동이 어떻게 협업체제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노동자들이 두려움만 가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개입하고 준비할 것인가 노동단체들이 해야할 일이다. 기본소득 문제, 로봇세 문제 등 업종별 4차산업혁명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내에서 노사가 협의할 수 있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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