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노믹스’ 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지난 9년간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성장을 통한 분배를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중소기업들은 최악의 실업난 속에서도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기술경쟁력은 점점 쇠퇴해 해외시장에서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런 현상은 우리사회의 공정하지 못한 경쟁에서 중소기업들이 밀리면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명확히 선을 긋고 뛰어들 분야가 있지만, 돈이 된다면 대기업들은 물불 안 가리고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했다. 설자리를 잃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했고, 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 공정하지 못한 게임을 하면서 근근히 먹고살 만큼의 수익만 올리는 신세가 됐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을 외면하게 되면서 인력난에 허덕이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제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늘릴 수 있고,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국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다. 그래서 새 정부의 을지로위원회 역할이 기대된다.

‘갑의 횡포’에 맞서 ‘을’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범정부 차원으로 확장해 검찰·경찰·국세청·공정위·감사원·신설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대기업의 횡포를 조사, 엄벌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건전한 생태계가 이번만큼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