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맑은 하늘을 만나는 게 어려운 일이 됐다. 외출을 하거나 운동, 소풍 등 야외활동을 하기 전 마스크를 챙기거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도 이제는 일상으로 자리매김했다. 뿌연 잿빛하늘은 비단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됐다.

국민들의 불편과 건강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도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목표 아래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가는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에 10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미세먼지를 24% 감축하기로 했다.

5월 9일 열리는 대선에서도 미세먼지는 중요한 이슈로 자리매김했다. 각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없는 하늘, 즉 대기질 개선을 위해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통합적인 관리를 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보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 설치를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를 재난 중 하나로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 등 인접국가와 긴밀한 대화가 필수적이다.

서울시가 4월 27일 발표한 초미세먼지 모니터링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미세먼지의 중국 등 국외 영향은 2011년 49%에서 지난해 55%로 늘었다.

특히 서울시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던 2015년 10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모니터링한 결과 평상시 대비 중국 등 국외 영향은 55%에서 72%로 무려 17%p 증가했다. 반면 국내 타 지역 영향은 23%에서 12% 감소했다. 서울시 자체 영향도 22%에서 16%로 줄었다. 난방·발전부문의 영향은 39%에서 33%로 줄었다.

서울시 측은 “중국의 도심지역과 산둥성 등 공업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장거리 이동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다행히 대선후보들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미세먼지 협력 논의를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안도 내놨다. 문 후보는 공정률 10% 미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9기의 건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안 후보는 아직 착공하지 않은 4기의 석탄화력발전소의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는 석탄화력 신설 계획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만큼 전력공급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발전단가가 가장 싼 석탄화력이 줄어들 경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전 등 공기업의 이익을 줄여 관련된 비용을 충당하는 것도 결국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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